제5회 거제지맥 Trail-Run 대회…지난 3일 거제 명산따라 펼쳐져

새벽2시, 적당한 바람과 조금은 찬 공기가 여간 마음에 든다. 어둠 속 스트레칭으로 풀어진 몸을 흔들어보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호루라기가 울리면 발은 땅을 박찰 것이다. 두 다리에 나의 전부를 의지하며 70㎞의 길을 나는 나와 전쟁하듯 달려가야 한다. '할 수 있다.'

지난 3일 지맥풀코스(70㎞) 출발을 시작으로 제5회 거제지맥 Trail-Run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참가선수 800명에 육박하는 이 대회는 지맥풀코스(70㎞), 하프코스(38㎞), 가라산 버티컬레이스(9㎞) 및 단체대항전으로 진행되었다. 제한시간 풀코스 19시간, 하프 11시간, 가라산 버티컬레이스 4시간이 말해주듯 결코 녹녹하지 않는 대회다.

장목중학교·능포수변공원·다대유람선선착장 등 출발지는 달랐으나 이들이 달리고 달려 도장포마을로 들어와야 하는 여정엔 거제의 바다가 산이 함께 한다. 천혜의 자연을 품고 달릴 수 있는 이 코스, 이 거제를 선수들은 사랑한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가라산 정상의 물 500ℓ. 일일이 사람이, 손이, 다리가 해낸 결과로 정상을 향해 달려온 선수들은 이 오아시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오전 8시, 하프코스가 진행될 능포수변공원에서는 기념행사도 함께 했다. 서일준 거제시부시장을 비롯한 주요 지자체인사들이 참석해 하프코스 참가선수 350명을 격려하며 거제지맥 Trail-Run 대회가 명실상부한 거제의 대표 스포츠대회로 자리하기를 기원했다.

서 부시장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거제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함께 달리며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축제로, 좋은 결실을 맺는 대회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환영사를 보냈다.

2시간 뒤 진행된 버티컬레이스는 약 150여명의 선수와 일반시민이 참가했다. 9㎞의 거리를 등산하듯이 가볍게 걷고 달리며 완주하는 코스로 일반시민들도 누구나 완주할 수 있는 코스다.

윤승철·박병훈·김지섭 선수 등 유명한 우수 선수들이 초청선수로 함께 뛰며 이 부문의 일반인 저변확대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장포마을은 스스로를 이겨낸 사람들을 기다렸다. 이날 우승자는 가라산 버티컬레이스 남자부문에 김진완(팀살로몬) 1시간11분17초, 여자부문 장보영(사람과산) 1시간35분35초이다.

지맥하프코스(39㎞) 남자부문 김지섭 4시간24분34초, 여자부문 박수지(한국산악마라톤 부산연맹) 선수 5시간30분16초이며, 지맥풀코스(70㎞) 남자부문 심재덕 선수 9시간07분5초, 여자부문 박은숙(무등마운틴) 10시간50분40초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행사를 총 지휘한 천영기 사무국장은 "1년 동안 준비했던 이 대회가 무사히 끝날 수 있어 기쁘다. 다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도 "내일부터는 다시 내년 대회를 위해 달릴 것이다. 5년을 준비한 코스의 절정인 100㎞의 도전이 내년 제6회 대회에 있을 것이다. 거제지맥은 더 길고 험해지면서 여러분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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