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심을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그어진 주차선을 볼 수 있다. 4차선 도로에 주차장을 만들어 놔 4차로가 무색한 실정이다. 양방향 차선은 수시로 2차선이 됐다가 3차선이 되기도 한다.

안전지대·버스정류소·주차선·횡단보도 등으로 건물 위에서 내려다 본 시내의 모습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주(主) 도로에 주차라인을 그려놓은 것을 보고 의아해 하며 불평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도심지역 주차 공간 부족이라는 현실은 이 같은 불편을 감수하도록 하고 있다.

주차선을 그어놓았으니 당연히 주차요금을 받는 주차관리요원이 있다. 한자은씨(43·상문동)는 거리의 주차장이 조금은 어렵다. 주차장을 일부러 찾아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수고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차량이 달리는 도로에서 평행주차를 하기 위해 비상등를 켜고 다른 차의 주행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 이용 후 차량에 오르면 어디선가 달려오는 주차관리요원을 바라보는 일도 위태롭기만 하다. 주차관리요원들이 있는 구역은 일반적으로 양 방향 도로다. 전동 휠체어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혹은 뛰어오는 이들은 도로위의 무법자와 같다. 중앙선에 구애도 받지 않는다. 출발하려는 차량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차량으로 향한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 출발을 해 버린 차량에 법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결사적이다. 고현동 한 사거리의 주차관리요원은 아예 의자를 도로 중앙에 빼 놓기도 한다.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가버리는 차량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때문에 교통흐름과 안전에 대한 생각은 눈 씻고 쳐다봐도 볼 수 없는 지경이다.

한씨는 "길거리에 덩그렇게 나와 있는 의자나 아무 곳에서나 당당히 유턴을 하고 있는 전동 휠체어가 운전자에게 얼마나 위협적으로 다가오는지 그들도 알아야 한다"며 "경찰이 도로에 나와 시민을 상대로 무단횡단 단속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지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이 현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고가 나서 책임 소재를 따질 때 중앙선을 넘어서라도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한 주차관리요원들이 얼마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