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지역자활센터 성과평가 우수기관 선정 주순금 경남거제지역자활센터장

가난(家難)·빈곤(貧困)·소외(疏外)·극빈(極貧)·질병(疾病). 어둡고 칙칙한 이 단어들 속에 들어앉은 내가 싫어 옷에 먼지를 털 듯 털어내려 하지만 몸의 문신인 듯 피부인 듯 원래 내 것 인냥 떨쳐지지도 벗어나 지지도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빈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로 인식되면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이 제정·시행 됐다.

이 제도 시행과 함께 그해 설립된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는 2016년 1월 기준 거제지역을 포함한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245개 지역자활센터를 회원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로 빈곤층의 자활·자립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5년 지역자활센터 성과평가'에서 경남거제지역자활센터(센터장 주순금, 이하 거제자활)가 '우수기관' 선정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지역특성에 따라 유형을 분류해 공통지표와 특성화지표로 구분해 이뤄지는 평가에서 거제자활은 도시형으로 분류돼 120개 센터 중 경남에서 유일하게 상위 30%인 우수기관에 선정된 것이다.

이에 주 센터장은 "자활기업을 통한 취업으로 자립의 기회를 만들어준 부분과 그들과 함께하는 자활기업인 '리본'과 '집수리'의 활발한 활동이 선정에 큰 요인이 된 것 같다"면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실히 자활근로에 참여한 주민과 직원들의 노력 및 거제시의 지원으로 이룬 결실"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거제자활은 지난 2001년 설립돼 참여주민의 자활과 자립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과 체계적인 교육으로 참여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 창출 및 공동체현 사업단 운영과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9명의 실무자들이 관리자가 돼 150여명의 참여주민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곳은 소외계층, 조건부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에서도 근로빈곤층이라 불릴 만큼 육체·정신적으로 미약한 이들이 '수급'이라는 사회의 마지막 도움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는 마지막 보루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주 센터장은 "근로능력이 없다는 것은 의지도 그 만큼 없다는 것과 같다"며 "그래도 수급을 뒤로하고 한 발 더 디뎌 자활까지 의뢰했다는 것은 돈이든 삶이든 욕심이 있다는 말로써 의지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10%의 변화 가능성에도 우리는 주저하지 않는다"며 "'탈수급'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이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고 싶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의 공감과 소통은 가장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한다'는 소신으로 무장된 거제자활 직원들은 매일 마음을 열고 또 연다. 달래도 보고 싸워도 보고 우리가 돌아보지 않는 이들과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자활이란 '나를 살게 하는 것'이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참여주민의 절박한 생각이 적힌 문구를 보면 거제자활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가늠케 한다.

주 센터장은 시민들에게 '착한 소비'를 부탁했다. 그는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은 인테리어와 서비스일지는 모르지만 내가 산 커피 한 잔과 재활용 물건이 이들의 자활·자립에 도움이 돼 이들과 한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간다면 그곳이 바로 길이 된다는 생각을 해달라"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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