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0 부처님오신날 특집]제등행렬 준비 구슬땀 쏟는 계룡사 주지 보경 스님

불기2560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반기는 등(燈)들이 하나 둘 주변을 밝힌다.

거제지역 각 사찰들도 봉축식과 더불어 특색있는 행사들을 준비해 오는 14일 부처님 오신 날을 찬탄하고 함께 축복하는 시간을 만들어 내려 여념이 없다.

올해도 고현동에 위치한 계룡사(주지 보경 스님)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제등행렬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제등행렬의 백미인 장엄등(燈)(석가모니 부처님·사천왕·동자 등)을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제작 해 화제다.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서툰 솜씨 속에서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들의 손끝 정성이 오는 14일 제등행렬에서 부처님의 자비로운 모습으로 거제시민들의 눈에서 마음으로 전달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15년 계룡사의 주지로 오던 날 보경 스님은 목련나무 하나를 절 마당에 심었다. 거제에 뿌리내리고 살겠다는 상징의 의미인 목련은 마음속의 다짐과 약속이었다.

어느 때보다도 깊은 수렁 속에 빠져 길을 잃고 헤매는 듯한 거제의 모습에 올바른 길, 똑바른 길의 길잡이인 부처님의 손을 잡고 이끌림을 당하기를 바란다는 보경 스님.

그는 "스님들 사이에서 하는 이야기로 공부는 내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반(함께 불도를 닦는 벗)이 시켜준다는 말이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열였다.

보경 스님은 "현재 거제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이겨낸다는 생각으로 노력한다면 혼자서는 못하던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옛말인 '십시일반'과 불교의 '보시'처럼 한 숟가락을 남에게 줌으로써 그 사람 또한 힘을 내 생활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회자되는 지금, 서로 한 발자국씩만 양보하고 한 숟가락씩만 덜어준다면 가장의 실직으로 인한 힘듦이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는 말로 지혜를 같이 모으기를 강조했다.

보경 스님은 또 "이번 초파일에는 조금 더 남에게 한 숟가락씩 덜어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갖자는 의미에서 부처님의 말씀인 '보시'를 강조하고 싶다"면서 "움켜진 주먹을 한 손가락씩 펴는 것이 쉽지는 않다. 보시는 움켜진 주먹을 펴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먹을 움켜만 쥐고 있으면 남을 안아주고, 등을 쓰다듬어주고 싶어도 상대방이 아플 뿐"이라며 "손을 펴 내밀어야만 내가 다른 이를 잡아줄 수도,  다른 사람이 나를 잡아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경 스님은 "내 것을 한 주먹, 한줌만 펴서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거제시민을 향한 당부의 말을 전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은 기쁨을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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