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상가번영회 황인철 회장

2021년이면 고현항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새로운 땅이 항만에 만들어지며 지도를 바꾼다. 사곡만에 들어서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거제미래 100년 먹거리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핑크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6년 전에도 그랬다. 거제와 부산을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개통하면 거제로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지역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관광객들은 거제를 스쳐지나가며 인근 통영에서 지갑을 열었다. 지역민들은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따라 타 지역으로 나가 쇼핑과 관광에 몰두했다. 주말이면 거제시내는 한산함 그 자체였다.

지난 2014년부터 고현상가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황인철(49·상문동) 회장은 "고현상권은 크지 않고 한정돼 있다"며 "주말이면 시민들이 부산으로 다 빠져나가 버리고, 상가 임대료는 이동통신 직영점들이 높여 놓을 데로 높여놔 내려가질 않고 있다"라는 말로 현재의 실정을 설명했다.

고현상가번영회는 옛 독일약국에서부터 고현초등학교 입구인 엘지전자까지 위치한 로드숍 상인들이 주축이다.

올해 3년째 상인회를 대표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황 회장은 "경기를 최고로 많이 타는 곳이 로드숍"이라면서 "고현항이 재개발되는 2021년까지 아무런 준비없이 가만히 있다가는 초토화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롯데라는 대기업이 들어와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을 때 신 상권과 옛 상권이 어떻게 화합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2014년 겨울, 고현시내의 밤은 화려하게 빛났다. 고현상가번영회가 주축이 돼 진행한 고현시내 '트리행사'는 부산 남포동거리와 비교해 부족함은 있을지는 모르지만 식어가는 시장 분위기와 연말 분위기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식어버린 지역경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트리행사를 치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명분은 탄탄했지만 투입된 돈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지역 상인들의 여론을 조사해 올해는 다시 준비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제의 지역색 때문일까. 경상도 특유의 투박한 말투와 눈짓은 서비스를 받으러 온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고질적으로 나오고 있는 지역상인의 불친절에 대한 언급에 황 회장은 "친절에 대한 교육을 한 달에 한번이라도 실시해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교육기관이 지역에 있었으면 한다"면서 "부드러운 말투 하나, 친절한 눈빛 하나가 손님의 고개를 돌리게 한다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상가 옆 주차 시에는 '즉시단속'이 아닌 '계도단속'을, 실제 4차선이지만 양방향 주차로 2차선에 불과해진 도로는 2차선으로 만들어 인도를 넓히는 방안,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이전 반대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고현시장 내 주차장 건립을 위한 일련의 활동들이 빚어낸 결과에 대한 자긍심. 거제사랑상품권 구매 독려가 실제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성과에 대한 성취감. 이 두가지는 고현상가번영회 활동의 자랑이다.

황 회장은 "거제시민의 날 행사 당시 고현시내에 '차없는 거리'가 형성됐었다. 많은 시민들이 그날을 마음껏 즐긴 것으로 안다"며 "고현항 재개발로 신 상권이 형성이 된다면 현재의 고현동 로드숍은 옛 상권으로서 차별화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씨네세븐쪽 300m의 거리를 아예 차없는 젊음의 거리로 만들어 새로운 상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브랜드라면 굳이 나가서 살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을 시민들이 해준다면 상인들과 시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서 "폭풍의 전야 속에 있는 듯한 고현상권이 어떻게 새로운 변화에 조화를 이루고 발전해 갈지 행정과 시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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