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종 일운면자율방범대장

"밤에 방범하다 다치면 누가 책임져요?"
"연합회 상해보험은 있죠."
"자율방범하는 사람은 어떤 권리가 있어요?"
"책임감이 있죠."
"그런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해요?"
"사명감이죠. 지역에 대한."

제8대 일운자율방범대 김맹종 대장에게 이런 질문과 답은 일상이다.

1992년 일운자율방범대는 박성태 대장을 중심으로 대원 60명이라는 숫자로 발족식을 한다. 동네 형님동생 할 것 없이 마을을 위해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11년에 이르러서는 대원이 없다고 할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게 됐다. 일운지역에 U2기지가 들어서는 등 여러가지 변화가 찾아오면서 이곳에도 서로의 마음이 빗장을 걸게 되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 닥쳤기 때문이다.

1993년부터 자율방범대와 함께했던 김 대장은 안타까웠다. 다시금 자신의 고향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었다. 이후부터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 2012년 7대 대장으로 취임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대식을 하게 된다. 세월이 3년이 흘러 지난해 일운방범대는 거제경찰서 자율연합회가 선정하는 최우수지구대가 되는 기쁨을 맞보게 됐다.

김 대장은 "2012년 명맥만 이어가던 이곳을 재정립하고자 할 땐 주위에서 핀잔을 당할 정도였다"면서 "역대 대장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장은 "일정한 초소도 없어 여러 군데를 전전하다 2013년도에 지금의 초소를 만들었다. 지난해 4월에는 방범 순찰차량을 지원받아 그동안 도보나 자전거 및 개인차량으로 진행하면서 미흡했던 점들이 보안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같은 활동들이 주민들이나 연합회에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일운자율방범대는 김 대장을 포함해 현재 26명의 대원이 주 5일제로 활동한다. 대원 4~5명이 짝을 지어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방범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야간 차량 및 도보순찰과 청소년 선도활동, 일운면 지역 행사 시 교통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특별근무기간으로 해수욕장 주변을 순찰한다.

일이 많다. 대원 대부분이 직장인인 이들에겐 자율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출·퇴근의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책임감이 있다. 피곤함이 책임감을 이겨 빠지는 경우가 있어도 그럴 땐 미안함에 다음 활동에는 더욱 열심히 임한다고 한다. 경찰서 유관봉사단체로 이들이 가지는 법적 규제력은 없다. 다만 보람만이 있을 뿐이다. 이 보람도 스스로가 얻어야 하는 것이다.

매일 출근해 자리를 지켜야 대원들의 얼굴을 일주일에 한 번은 볼 수 있다며 붙박이를 자청하는 김 대장을 가리켜 대원들은 '저 사람은 차라리 경찰복을 입히는 게 낫다'고 할 정도다.

그는 "기본적으로 자율방범대는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다. 우리는 예방차원에서 지역주민인 우리가 우리지역을 스스로 보호하자는 것이다. 지역을 사랑하는 애향심이 우리방범대 봉사활동의 밑바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이 경찰을 찾기 전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한다. 동네 아저씨가 행패를 부린다고, 술주정을 한다고 경찰을 불러 일을 크게 만들기 보다는 형·동생하는 우리가 먼저 진정시킬 수도 있기에 그런 것 같다"며 지역민들 속에 스며들어 있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3년 동안 일운면자율방범대를 끌어가게 된 일운토박이 김 대장은 "지난 3년의 시간들이 침체된 우리방범대를 일으키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년은 내실을 다져나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내 고향인 일운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은 힘이지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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