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우체국 서영안 집배원

1957년 고현우체국 개국 이래 거제우체국의 역사는 이어져오고 있다. 시간이 흘러 우편사업이 전자우편에 많은 부분을 내주고 있지만 아직도 그들의 존재가치를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집배원들의 활동은 우체국의 상징이다.

지난 7월 거제우체국 홈페이지의 칭찬마당에는 칠천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서영안 집배원을 칭찬하는 주민의 글이 올랐다. 타 택배회사의 직원이 주문을 거절할 정도의 외진 곳인데도 배달을 오는데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기분 좋은 하루의 인사까지 나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74년생으로 거제면 출신의 거제토박이 서영안 집배원. 그는 "15년 동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51명의 거제우체국의 집배원 아니 대한민국의 집배원들은 똑 같다"며 겸손해 하면서 "작은 부분도 감사해 할 줄 아는 분들이 계시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내가 더 행운"이라고 말했다.

집배원들은 바쁘다. 2014년부터 전면 시행된 새로운 주소체계인 도로명주소에 더불어 8월 1일자로부터 변경된 우편번호까지 배달과 홍보를 함께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서 집배원이 담당하고 있는 하청면과 같은 경우에는 시골이라고 불리는 지역답게 어르신들이 많다. 게다가 글을 읽는 것에 불편함이 있으신 분들도 아직 많은 편이라 기존의 주소를 새롭게 인지시킨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서 집배원은 "세대주만 알면 우편물이 주인을 찾아갈 정도로 내 구역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도 나의 일이다. 가가호호 새 주소밑에 변경된 우편번호를 붙이는 일 외에도 우편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인지를 시켜드린다. 하지만 연세들이 많으셔서 그때가 지나면 그만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경되는 모든 것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도시와 같이 빠르게 변화할 수는 없겠지만 이 또한 시간이 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평했다.

평소 낚시를 취미로 하고 있다는 그는 6살 난 딸을 둔 다문화가정의 가장이다. 부인은 베트남 출신으로 이번 귀화시험에 합격해 대한민국 국민의 상징인 주민등록증을 받았다. 서 집배원은 언어가 좀 서툴러도, 문화가 좀 달라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한다면 서로의 의사가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생활에서 배웠다고 했다.

그는 "집배원을 우편물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속·정확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내 삶도 풍족해질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오토바이에 우편물을 담아 지나가면 '수고한다,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고, 편지의 답으로 밭에 난 상추를 뜯어주시는 어머니 같은 분들이 있으며, 자신의 통장과 돈을 주며 은행 업무를 맡기는 분들이 있다. 이들이 나에게 보내는 사랑과 신뢰는 나로 하여금 집배원이라는 직업을 평생 직업으로 삼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제우체국에는 51명의 집배원들이 구역을 나눠 일을 하고 있다. 10년째 변함이 없다. 거제의 등록인구가 2004년 19만에서 현재 26만이라고 하니 7만의 인구를 더 나눠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적인 소망은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인력부족으로 인한 직배의 어려움, 현실의 어려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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