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나잠협회 6대 최영희 회장, 해녀사관학교 설립·협동조합 법인 승인 기여

해녀는 다른 말로 잠녀 또는 잠수라고도 불린다. 그들은 특별한 장치없이 수심 10m 이내의 얕은 바다에서 소라·전복·미역·톳·우뭇가사리 등을 '물질'로 채취할 수 있다.

자연발생적인 생업수단의 하나로 비롯되었으리라 짐작이 될 만큼 고서에서도 해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보통 해녀가 물질을 하는 것을 나잠어법(裸潛漁法)이라고 부르는데 나잠(裸潛)이란 옷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물질을 한다는 뜻이다. 현재는 잠수복이라고 불리는 고무옷을 착용한다. 거제에는 현재 270명의 해녀가 직업군으로 등록돼 있다.

지난 5월 거제나잠협회는 6대 회장으로 최영희씨(52)를 선출했다. 협회의 평균연령이 60세가 훌쩍 넘고, 80세가 넘은 최고령해녀와 비교한다면 어린 해녀가 아닐 수 없다.

최 회장은 거제출신인 남편을 따라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3년 전 귀어했다. 배를 준비하고 해녀에 등록하는 등 길지 않은 시간동안 그는 거제의 바다에 몸을 담글 준비를 한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해녀에 대한 사랑을 협회에서 인정받아 회장직을 맡을 수 있었다.

최 회장은 "해녀는 자신을 보호해줄 아무런 장치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사회에서도 그들은 아무런 보호를 받고 있지 않다. 소외계층과도 같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회원들이 해녀의 삶이 가치 있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음지에 있는 해녀를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해녀라는 직업은 관광·교육·체험·문화적인 면에서 인프라가 있다. 특히 관광거제를 외치고 있는 시점에서 해녀는 중요한 관광자원 중 하나"라면서 "작지만 큰 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이 해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나잠협회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구상하고 준비해온 해녀사관학교를 올해 5월에 설립을 했다. 최 회장은 이곳에서 교장의 직책을 맡는다. 아직은 관련된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고 거의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가을부터는 학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7월에는 해녀협동조합의 법인 승인도 받았다. 최 회장은 "협동조합이라는 말이 없을 때에도 해녀는 협동을 해 왔다. 협동조합의 원조는 해녀다. 바다에 혼자는 들어가지 않는다. 짝수를 이뤄 바다에 들어가 위급한 상황이 오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해 왔다. 하지만 정작 해녀는 사각지대에 있다"며 "'바다는 해녀의 밭이다'라는 말이 있다. 밭에서 채소를 캐오듯 우리는 바다에서 생물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바다에도 주인이 있다. 해녀가 들어갈 수 있는 바다가 법적으로 제도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맡게되면서 무엇보다도 해녀들의 건강에 눈을 돌렸다. 지금도 하루에 7~8곳으로 병문안을 간다는 그는 "감압장치(챔프)가 있는 통영의 병원과 오성한의원·맑은샘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회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며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녀들이 제도 안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 해녀에게서 기술을 전수받고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야마(해녀)가 일본 정부의 주도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적 유산의 가치를 모르면 우리의 것도 남에게 빼길 수 있다는 것이다"며 "해녀가 작은 목소리를 낼 때 후원해 주고 격려해 준다면 더 많은 일들을 해녀들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해녀의 가치를 알아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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