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 '문장21' 시 등단

뻐꾹뻐꾹 다리 절며
유월은 재를 넘고
철쭉꽃 자락자락
강물 위에 비치는데
또 한철                
무명 설움이
물소리로 감긴다
 
아픈 허리 통증이야
뜸질로 다스리지만
시간에 녹이 슬어
딱정이 굳은 자국
여태껏 오고 못 간 길
풀빛만이 더 짙다

시 읽기: 종합문예지 '문장21' 통권29호(2015, 여름호)에 실린 2연 구조의 연시조이다. 매년 유월은 온다. 시적 화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유월의 아픔을 상기한다. 1연에서 뻐꾹새 소리, 철쭉꽃, 강물을 끌어들여 전쟁의 상흔과 아픔을 표현한다. 유월은 "또 한철/ 무명 설움"이라며 6·25전쟁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무명용사의 영령을 기리고 있다. 2연 중장에서 "시간에 녹이 슬어/ 딱정이 굳은 자국"이라며 시간이 지났지만, 그 상처가 아직 제대로 아물지 않았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처럼 호국의 달, 유월을 맞이해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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