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홍/시인·'문장21' 등단

 아침에 창 열면 거기
 어머님이 계시다
 바다처럼
 
 어제는 새참 함지
 머리에 인
 찬찬한 뒷모습이더니
 오늘은 하얀 무명수건
 머리에 쓰고 체질하신다
 
 <중략>
 
 뒤뚱거리며 늦게까지
 속 썩히던 이 자식은
 아직도 철부지 벗지 못하고
 '회蛔' 끓어 토라지는
 아랫배 쓰다듬어 내리시던
 엄마표 약손이
 그립습니다.

·시 읽기: 시집 '중얼거리는 풍경'(2014)에 실린 시이다. 시적 화자는 살아생전 어머니의 아름다움과 현재의 시점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함은 물론, 어머니의 바다와 같은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그 사랑이 현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아침에 창 열면 거기/ 어머님이 계시다/ 바다처럼"만 읽어 보더라도 서정적 자아는 어머니의 바다와 같은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어머니의 삶을 회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회충 때문에 배앓이를 할 때면, '엄마 손 약손'이라며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약손이 지금까지도 온몸으로 느껴지고 있는 듯 그립다고 진술하고 있다. 어릴 적에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 아픔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 시처럼 우리 모두 어머니의 약손을 회억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보자.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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