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윤정/시인·'문장21' 등단

 식사 후
 졸린다
 
 여행할까
 꿈속으로
 무엇을 보지
 볼 것이 있나
 
 아니야 아니야,
 아주
 많을 거야,
 세상을
 향해서,
 마음
 열어보자,
 
 아름다운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연습
 하는 거야.

·시 읽기: 시집 '눈부신 당신'(2014)에 실린 시이다. 시적 화자는 사람의 신체 리듬 중에 보잘것없고 하찮게 여길 법한 '졸음'에 인생의 의미를 담았다. 현재의 하찮은 졸음이 아름다움을 맞이할 미래에는 귀중한 눈이 될 것이라 믿는다. 특히 '졸음'이라는 의미를 초월하여 아름다움을 맞이하는 날에 자신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안내할 귀중한 눈을 가지는 연습이라는 뜻을 담았다.  이것은 몽상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졸음'이라는 단어는 가스통 바슐라르가 『몽상의 시학』에서 말한 '몽상'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몽상은 꿈과 사색과 다르다.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고, 사색은 의식의 집중이다. 몽상은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쯤이면서도 의식 활동이다. 그래서 상상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 시처럼 아름다운 눈을 가지는 연습을 하면 좋을 성싶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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