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 영 주 기자

지난 20일 열린 2011전국소년소녀합창제·한중소년소녀음악제는 민간 차원에서 한중 문화 교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중국 학생 및 부모들이 거제를 찾았다.

평생 처음으로 거제를 찾고 거제의 한 공간에서 노래하고, 또래들과 함께 호흡했던 이들의 기억에 거제는 오랫동안 기억될 한국의 이미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같은 국제 문화교류에 대한 시 차원의 관심과 전략부재였다.

거창하게 중국을 방문하고 자매결연을 하는 사진을 찍고, 홍보하고...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같이 호흡하는 이같은 문화교류는 그 국제외교적 효과측면에서 의례적 방문보다는 훨씬 광범위하고 클 것이라는게 기자의 판단이다.

이날 문화교류의  장에는 중국 소주공업원구원융·화계청소년예술단, 소주동오소학오군소아합창단, 항주애락천사합창단 등 총 3팀의 중국학생 합창단들과 부모들이 함께했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서툰 영어로 얘기를 나누며 금새 친해졌다.

수련관 한켠에서는 미리 연습해 온 중국·한국어로 장난치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몇 시간 되지 않은 짧은 시간동안이지만 한·중 청소년들은 어느새 친구가 된 것이다.

합창제 장은 이날 음악의 힘, 문화의 힘이 느껴지는 공간이 됐다.

이들에 거제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숙박료가 비싸 인근 부산 등지로 이동해 잠을 자고 다음날 거제로 다시와 계룡중학교와 함께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도교사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머리에는 또 어떤 거제의 이미지가 그려졌을까?

이들 팀은 소주성 및 항주성 안의 예술궁(일종의 예술학교)에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이름 높을 뿐 아니라 각종 국제예술제에도 참가한 경력이 있는 우수한 팀들이란다.

중국 학생들의 올망졸망하고 밝고 쾌할한 모습, 수준급의 노래실력, 문화교류의 힘 등을 거제서 보기는 쉽지않다.

합창 단원들뿐만 아니라 가족들, 스탭들까지 포함하면 이들은 300명 이상의 대형 문화 사절단이었다. 거제시의 전략부재가 더욱 크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행사를 지켜본 한 시민은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한중 학생들이 금방 서로 친해서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등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이 참으로 신선했다"며 "거창하고 딱딱한 행사보다 이런 행사야말로 진정 서로 친해질 수 있는 문화 교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민간에서 이처럼 대형 음악제를 기획해 한중 청소년들의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오늘 본 한국, 거제에 대해 얘기할 것이며 결국 장기적인 미래 관광손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도 했다. 

국제관광 즉 중국·일본인들을 상대로 한 관광마케팅이 거제의 향후 관광전략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문화교류에는 이를 위한 훌륭한 토양이 될 수 있다.

얼마전 시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20일 중국 학생들이 거제를 찾아 노래하고 머물다 갔다. 둘 다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는 있었다.

그러나 시는 한 가지를 놓쳤다. 문화교류의 힘을 놓친 것이다.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