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상기온 등으로 채소·과일값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올라

본보, 차례상 물품 조사결과 예상비용 33만원…10∼30% 더 오를 듯

▲폭염과 이상기후 등으로 채소와 과일값이 크게 올라 추석을 앞두고 시장을 보는 주부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사진은 지난 7일 고현 재래시장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는 주부들.

추석을 앞두고 과일, 야채 값을 비롯 각종 식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차례상을 보는 주부들의 근심이 한층 더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염과 이상기후, 태풍 등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야채 및 수산물 값이 크게 뛰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준비 비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특히, 채소와 과일의 경우 지난해 보다 평균 2∼3배 가량 올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7일 고현시장을 찾아 대략적인 차례상 비용을 산출해 보았다. 아직까지 추석 대목 전이라 조사 가격보다 실제 장보기 비용은 10-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물품은 야채, 과일 값. 고현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모 상인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추석 장보기가 시작되는 13일 이후가 되면 가격이 30%이상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는 지난해 이맘 때쯤 큰 것 세개에 1만2,000원에 팔리던 것이 1만 5,000원으로 올랐다. 수박은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가 2만 5,000원, 밀감은 박스당 3만원 꼴이었다.

과일뿐 아니라 채소값도 크게 올랐다. 도라지는 지난해 이맘 때 한 바구니에 2,000원에 팔리던 것이 7,000원으로 올랐고, 시금치는 한 단에 2,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야채중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무였다. 무는 지난해 1,500원에 팔리던 것이 올해는 개당 4500원 선에 팔리고 있었다. 많은 물량이 필요한 게 아니기에 큰 부담은 아니지만 과일, 야채의 경우 미리 사 놓을 수 없는 물품임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임은 분명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우리도 도매에서 가져온 가격으로 파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산물은 명태포가 한 마리 만원, 민어는 1만 5,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조기는 마리당 만원선이었다. 돔은 2만원, 문어는 3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탕국에 들어가는 조개류 가격도 만만찮았다. 플라스틱 한 바가지를 두고 1만원을 불렀다. 대합조개는 그리 크지 않은 것들 한 바가지가 9,000원이었다.

수산물 가게 한 주인은 "눈에 띄게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원래 대목 전에는 가격이 좀 오르는 게 일반적인 일"이라면서 "문어의 경우 저번 주만 해도 2만 5,000원에 팔았는데 이번 주에 갑자기 3만원으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장을 보러온 주부 박미영씨(45)는 "이번 추석 차례상 준비에 못 잡아도 30만원 이상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목 전인데도 과일 야채 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추석 전엔 얼마나 더 오를지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30여 가지의 추석 차례상 물품을 조사해 가격을 합산해 본 결과, 총 33만 5천원의 예상 비용이 나왔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제수용 물품들이 입하 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상시 가격을 조사한 결과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대목 시즌인 13일 이후쯤에는  실제 차례상 비용은 현 예상 비용보다 10-30%이상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