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상기온 등으로 채소·과일값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올라
본보, 차례상 물품 조사결과 예상비용 33만원…10∼30% 더 오를 듯
추석을 앞두고 과일, 야채 값을 비롯 각종 식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차례상을 보는 주부들의 근심이 한층 더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염과 이상기후, 태풍 등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야채 및 수산물 값이 크게 뛰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준비 비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특히, 채소와 과일의 경우 지난해 보다 평균 2∼3배 가량 올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7일 고현시장을 찾아 대략적인 차례상 비용을 산출해 보았다. 아직까지 추석 대목 전이라 조사 가격보다 실제 장보기 비용은 10-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물품은 야채, 과일 값. 고현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모 상인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추석 장보기가 시작되는 13일 이후가 되면 가격이 30%이상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는 지난해 이맘 때쯤 큰 것 세개에 1만2,000원에 팔리던 것이 1만 5,000원으로 올랐다. 수박은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가 2만 5,000원, 밀감은 박스당 3만원 꼴이었다.
과일뿐 아니라 채소값도 크게 올랐다. 도라지는 지난해 이맘 때 한 바구니에 2,000원에 팔리던 것이 7,000원으로 올랐고, 시금치는 한 단에 2,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야채중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무였다. 무는 지난해 1,500원에 팔리던 것이 올해는 개당 4500원 선에 팔리고 있었다. 많은 물량이 필요한 게 아니기에 큰 부담은 아니지만 과일, 야채의 경우 미리 사 놓을 수 없는 물품임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임은 분명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우리도 도매에서 가져온 가격으로 파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산물은 명태포가 한 마리 만원, 민어는 1만 5,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조기는 마리당 만원선이었다. 돔은 2만원, 문어는 3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탕국에 들어가는 조개류 가격도 만만찮았다. 플라스틱 한 바가지를 두고 1만원을 불렀다. 대합조개는 그리 크지 않은 것들 한 바가지가 9,000원이었다.
수산물 가게 한 주인은 "눈에 띄게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원래 대목 전에는 가격이 좀 오르는 게 일반적인 일"이라면서 "문어의 경우 저번 주만 해도 2만 5,000원에 팔았는데 이번 주에 갑자기 3만원으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장을 보러온 주부 박미영씨(45)는 "이번 추석 차례상 준비에 못 잡아도 30만원 이상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목 전인데도 과일 야채 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추석 전엔 얼마나 더 오를지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30여 가지의 추석 차례상 물품을 조사해 가격을 합산해 본 결과, 총 33만 5천원의 예상 비용이 나왔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제수용 물품들이 입하 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상시 가격을 조사한 결과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대목 시즌인 13일 이후쯤에는 실제 차례상 비용은 현 예상 비용보다 10-30%이상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