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초 투표' 최문경·정미애·김희주·김신혜씨

첫 선거권, 생소하지만 마냥 신기해…국민과 함께 하는 상생 정치 문화 꼭 보고 싶어

▲ 이번 지방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 경험을 하게 되는 만 19세 대학생들. 왼쪽부터 정미애·김희주·최문경·김신혜씨

요즘 20대처럼 '갈 곳 없는 세대'가 또 있을까. 등록금·취업 문제에 시달리며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지금의 20대는 6월2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또다시 기성세대의 우려와 질타를 받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20대가 문제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거제의 20대의 투표율은 33.0%로 전국과 경남 투표율(33.8%·37.3%)에 못 미쳤다.

하지만 누구 하나 왜 투표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진 않는다. 대한민국의 1991년생들. 올해 만 19세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래서 지난 19일 거제대학을 찾아 올해 최초로 선거권을 갖게 되는 만 19세 대학생 4명을 만나 들어본 속내는 솔직하고도 발랄했다.

"정치란 국가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글쎄요…. 무엇보다 시민의 의사가 무시돼선 곤란하잖아요?"

최문경(학생·고현)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나는 언제쯤 선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벌써 그런 나이가 됐다는 게 마냥 신기하죠" 라고 입을 뗀다.

옆에 있던 정미애(학생·옥수동)씨 역시 "엄마 아빠가 투표를 할 때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직접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신기하다"고 거들었다.

대체적으로 이들의 모습은 난생 처음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신기한 눈치였다. 하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마냥 '국민의 대변자, 시민의 대변자'의 느낌은 아니었다.

"친구들끼리 정치 얘기 거의 안해요. 사실 관심 밖의 일이죠." 김희주(학생·아주동)씨는 '정치에 관심 없는 건 세대차이'의 문제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정치란 '기성세대'들의 세상에서 화제가 되는 분야고 요즘 세대들에게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먼 나라 얘기인 것이라는 것.

반면 최문경(학생·고현)씨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반론을 냈다.

"정치요? 관심 많아요, 국가에 중요한 사안이 터질 때마다 매번 친구들끼리 얘기하는 걸요.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얼마나 말들이 많았는데요. 관심 없는 게 아니에요. 다만 그 관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를 뿐이지."

하지만 이처럼 정치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이번 선거에 투표를 할 거냐는 질문에는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참여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것. 그렇다면 거제의 20대들의 'No Vote' 사연은 도대체 무엇일까.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정치나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투표를 하러 갈만큼의 관심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날 사정이 있거나 계획이 있으면 못 가는 거고…. 사실 투표하러 가기 귀찮기도 하고요."

김신혜 씨의 대답처럼 대부분의 20대들에게 이번 6·2 선거는 "알고는 있지만 일부러 투표하러 갈 만큼 관심 있는 일은 아닌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는 이번 선거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깨끗한 정치, 정직한 모습 좀 봤으면 좋겠어요. 보이지 않는 '힘'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 정치인만의 정치가 아닌, 국민과 함께 하는 상생의 정치 문화, 꼭 보고 싶습니다."

"투표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20대들을 투표장까지 끌어낼 정책이 과연 후보자들에게는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는 후보들이 20대 표심을 자극하는 정책을 얼마나 들고 나설 것인지 지켜보는 일이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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