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영어학력 경남 꼴찌 … 거제교육청 “충격이다” 대책마련 분주

거제시 초·중등학생들의 학력수준에 심각한 위기신호가 켜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국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다. 거제시 교육청 관내 중 3학생들의 영어학력 수준이 경남에서 꼴찌인 것으로 드러났고 다른 과목들에서도 전체적으로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중3 영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수준 10.2%는 도내에서 제일 높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 6.6% 보다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별도의 보충교육 없이는 다음 학년의 학습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학력 소유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교육과학부는 지난해 10월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거제시의 경우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학력수준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 3학생 영어과목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이 10.2%로 경남 20개 시·군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창원시의 5.5%, 진주시의 6.7%, 인근 통영시의 6.5%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6년생도 전 과목에 걸쳐 경남도내 시 단위 지역중 학력수준이 최하위급으로 나타났고 군 단위 지역까지 합치더라도 하위권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초등6년생의 기초학력 미달 수준 3.6%는 창원 사천 진주 다음으로 양호한 수준이나 보통학력 이상 77.5%는 김해 진해 마산에도 모두 뒤지는 수준이다. 거제시 학생들의 학력수준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초등학생의 학력이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그 수준이 더욱 낮아진다는 것.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의 발표는 영어 수학 국어 사회 과학 등 주요 과목 전체에서 학력수준이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중공업 한 간부는 “결과를 보고 정말 놀랐다. 사교육도 거제는 어느 도시 못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엇이 잘못된 것이냐”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옥포동의 주부 김모(44)씨는 “두 아이 사교육비로 월 50만원을 넘게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아이들이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이런 결과밖에 내지 못한다면 학부모들은 앞으로 누구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냐”며 공·사교육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아이들의 학력향상에 대한 책임을 거의 반분하고 있는 사교육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거제시 학생들의 전반적 학력 저하는 공·사교육 모두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편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는 거제시 학생들의 전반적 학력수준이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나아가 이를 ‘공교육의 위기’로 받아들여 공교육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는 계기를 부여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시험 실시의 타당성·신뢰성 여부를 떠나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제교육청 중등학교 한 장학사는 “충격이다. 거제시 학생들의 학력이 이렇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날지 몰랐다. 대책을 강구해 갈 것이다”며 “창원 진주 마산 김해 등 도시에 비해 거제는 선호지역이 아니다. 우수교사의 순환이 잘 안되고 신규교사의 진입이 많은 것도 그 하나의 이유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입시학원 교육으로 대표되는 사교육의 질에 대한 분석 및 관리감독의 강화도 이번 계기를 통해 대대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교조 경남지부가 사교육비 지출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거제시의 사교육 시장은 연 700억원에서 1,000억원에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거제시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거제시 공교육뿐 아니라 사교육도 그 ‘성과’라는 측면에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의 공개가 잘 말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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