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유럽 사람과 반대로 개를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개를 목욕시키고 입을 맞추고 시중에 끌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개의 주인이지 친구가 아니다. 우리가 참으로 애정을 지니고 있는 동물이 있다면 그것은 토지를 가는 저 소일 것이다.」

중국의 문호 임어당(林語堂)이 한 말이다.

선산부사(善山府使) 조찬한(趙纘韓)이 1630년 의로운 소 이야기를 8폭 병풍의 그림으로 남긴 의우도(義牛圖)가 전하고 있다. 선산 문수(文殊)마을에 김기년(金起年)이란 사람이 암소 한 마리를 길렀는데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주인을 물자 암소가 주인을 위해 호랑이와 혈투를 벌려 주인을 구한다. 호랑이에게 물린 상처로 주인이 이십 일 만에 죽자 암소도 물과 쇠죽을 끊은 지 삼일 만에 죽는다. 이 소의 무덤이 지금의 구미에 있는 의우총(義牛塚)이다.

인간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소와 목동에 비유한 불교회화 시우도(十牛圖)를 심우도(尋牛圖)라고도 하는데 소는 인간의 본성을, 목동은 불도(佛道)를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소 대신에 말인 시마도(十馬圖), 티베트에는 코끼리로 상징한 시상도(十象圖)가 전해지기도 한다.

소는 십이지 가운데 두 번째 동물로 축(丑)이고, 시간은 새벽1시부터 3시 사이, 달로는 음력 12월, 방향은 동북을 가리킨다.

꿈에 소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고 해몽하고, 풍수지리에서는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라는 와우형국(臥牛形局)에 묏자리를 쓰면 부자가 되는 명당으로 친다. 옛날 함경도와 강원도 일부에서는 나경(裸耕)이라는 풍속이 있었다. 정월 대보름날 성기가 큰 총각이 발가벗고 소를 몰고 밭을 갈며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는 습속이다. 땅은 여자요, 쟁기는 남자의 성기, 쟁기질은 땅과의 성행위를 의미한다.

소는 번영과 부(富)의 상징이다. 그래서 올해는 모두가 다 잘 사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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