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칼럼위원

▲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어느덧 한해의 끝자락인 12월이 되었습니다. 12월은 그 해의 삶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이면서 동시에 희망찬 새해를 뜻 깊게 맞이하기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사람들은 지나온 한 해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망년회를 갖기도 하고 새해의 알찬 계획을 세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서부경남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랐는데 추위가 다가오면 월동준비로 바쁘게 보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곡간에는 타작한 볏가마니를 가득 쌓아두었습니다. 때로는 안방 윗목까지 볏가마니가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고 밭에서 캐낸 붉은 고구마가 산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밭에서 수확한 배추와 무를 비롯하여 각종 채소로 김장을 담그느라 분주하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메주를 만들기 위해 커다란 가마솥에 메주콩을 푹푹 삶아 나무절구에 찧느라 손바닥이 부르트기도 했고 그 메주를 방안 가득히 달아놓아 온 방안이 메주 띠우는 냄새로 진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산 저산을 헤매며 나무를 해다가 부엌 가득히 쌓아 놓아야만 했고, 또한 뒤뜰에도 수북하게 쌓아 놓아야만 했습니다. 떨어진 소나무 잎과 낙엽을 긁어모아 지게에 잔뜩 지고 산비탈을 내려올 때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미끄러지고 넘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김치도 언제든지 마트에 가면 구입할 수 있고, 항상 난방 보일러가 돌아가고, 스위치만 누르면 주방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좋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미리미리 준비하는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반듯이 기억해야만 하는 것은 인생의 겨울과 함께 삶의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은 결코 변함이 없는 진리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일에만 너무 몰입한 나머지 세상 떠날 때도 모르고, 인생의 내일을 준비하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게 되는 불행한 현실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인류의 구원자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데 만 관심을 기우리고 향락과 열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이 가야만 하는 하나나라에 대하여 가르쳐 주시면서 인생의 마지막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을 여러 가지 비유를 통하여 말씀해 주셨습니다. 포도원 농부의 비유와 혼인집에서 신랑을 맞이하는 처녀들의 비유로 마지막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누가복음12장 3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마치 그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과 같이 되라. 주인이 와서 깨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무더운 여름,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었던 정자나무도 추운겨울이 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름다운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더니 어느새 한 잎 두 잎 옷을 벗어 버리고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철새들도 추운 겨울이 오면 따듯한 보금자리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게 됩니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달입니다.

그래서 12월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이 있는가 봅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구원의 주로 영접하고 영원한 천국을 준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09년 새해를 아름답고 희망차게 맞이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2008년 12월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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