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만의 창조적·특색있는 이순신 관련 축제 발굴 시급

거북선 잔재 발견될 경우 거제전역 관광자원화 역량 결집

경남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인근 해역에 320만 경남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순신 프로젝트 ‘거북선을 찾아라’ 그 1%의 가능성에 경남도민들이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일 거북선 찾기 대장정에 돌입한 경남도는 오는 2015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이 사업을 추진, 거북선을 비롯한 판옥선, 천자총통 등 당시 유물을 찾아내 우리의 역사를 고증하고 선조들이 남긴 유물을 후손들에게 남기겠다는 각오다.
본지는 남해안 시대와 거북선 탐사, 칠천량 해전을 통해 고찰한 거북선, 역사적 사료와 향토 전문가들이 말하는 거북선의 역사, 거북선 발굴과 관광거제의 미래 등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 거북선 탐사가 진행되고 있는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해역. 거북선 잔해가 발견된다면 이곳은 역사의 현장으로 시롭게 재도약 할 것이다.

전국 지자체, 다양한 이순신 관련 행사 진행

현재 전국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재조명하고 기리는 여러 행사와 기념사업들이 계획 또는 진행되고 있다.

충무공 탄신기념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해마다 성대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전남 여수에서는 제1차 출진을 기리기 위한 진남제를 거행하고 있다. 또 인근 통영에서는 한산대첩 축제를, 남해군은 노량해전 승첩제를 열고 있다. 

고성 사천 진해 진도 해남 등의 각 지자체에서도 경쟁하듯 각종 기념사업과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거제시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을 기리기 위한 옥포대첩 기념제전을 매년 6월에 열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 상업주의의 폐해와 중구난방으로 추진되는 사업들 때문에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고 있는 각종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들의 경우, 차별화된 축제이기 보다는 시가행진과 각종 공연 등으로만 일관되고 있어 지역에 맞는 축제의 발굴에 역점을 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는 옥포대첩기념제전을 비롯해 통영 한산대첩축제, 고성 당항포대첩축제, 진해 군항제, 남해 노량해전승첩제, 여수 거북선축제, 아산의 성웅 이순신축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축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린 축제이기보다는 매년 되풀이되면서 그 지역의 문화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는 탄신기념 다례제와 온양온천마라톤 대회, 임진왜란 퍼포먼스, 이순신 합송행렬, 마당극, 무과재현, 비연 날리기 재연, 거북선 퍼레이드, 학술세미나 등이 개최되고 있다.

여수 거북선 축제의 경우 시가행진과 용줄다리기, 거북선 체험마당, 거북선 거리축제, 호국 유적지 순례 등이 열리고 있다.

노량해전 승첩제는 조명연합군 합동위령제와 각종 총통시험발사, 노량해전 재현, 이충무공 운구 행렬 재현 등이 주요 행사로 진행된다. 당항포 대첩축제에서는 고성오광대 공연과 사생대회, 민요한마당 공연, 당항포대첩 재현, 모형 배 띄우기 등이 열린다.

전국 최고의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로 손꼽히는 한산대첩은 고유제와 축하공연, 서막식과 군점, 거리 퍼레이드, 한상해전 재현, 통제영 무과시험 체험마당, 민속공연 등이 해양레저스포츠 체험마당과 어우러져 펼쳐진다. 특히 메인이벤트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공연과 함께 보는 축제에서 참여하는 축제에 초첨을 맞춰 많은 관광객을 물러 모으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에서 개최하는 옥포대첩기념제전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라는 역사적 중요성을 갖고 있음에도 타 지역의 행사들과 견줘 봐도 별다른 특색이 없다.

전국의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진행되는 한산대첩축제와는 달리 옥포지역의 행사로만 진행돼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색있는 관광자원으로 발전 시켜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인 거제는 사시사철 천혜의 아름다운 비경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최고의 조선산업도시로 성장,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러한 기본 바탕을 토대로 경남도의 이순신 프로젝트를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칠천도 연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북선 탐사와 발맞춰 거제시에서도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도에서는 거북선의 잔재가 발견되는 곳에 박물관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알맹이인 복원 거북선은 타 지역에서 전시될 가능성이 높다. 거북선 탐사에 대한 거제시의 관심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러한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칠천도 해역에서 거북선의 잔해가 발견된다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전 국민적 관심사로 주목을 받으며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대한 재조명 또한 이뤄질 것이 뻔하다. 이러한 화제의 중심에 거제시가 우뚝 서 있어야 한다.

전 세계의 석학이 거제에 모여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심포지엄과 세미나 등 학술회의를 개최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세계최고의 조선기술을 가진 대우조선과 삼성조선과 연계해 거북선과 거제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해야한다. 

거제시가 거북선의 잔해가 발견된 곳이라는 허울 좋은 명칭만 보유할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노력과 탄탄한 준비로 한발 더 앞서가는 지혜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무적의 돌격선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이 거북선이다. 거북선은 본래 고려시대부터 제작되던 배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임란 직전 이순신 장군이 군관 나대용에게 지시해 한층 발전된 해상 전투용 철갑선으로 개조했다.  

임란 당시 건조돼 쓰인 거북선은 3척이었고 120여명이 탈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영조 때엔 40척, 순조 17년인 1817년까지도 18척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거북선이 건조된 선소(船所·지금의 조선소)는 여수시 시전동 708번지 일대 바닷가에 남아 있다. 선소 일대는 파도가 잔잔해 호수와 같은 천연의 요새다. 배를 정박시켰던 굴강 가에는 무기 제작소로 추정되는 대장간과 무기를 보수하던 세검정, 군기창고 등이 발굴, 현재 복원돼 있다. 

지난 1980년 해군사관학교와 1985년 명지대학교에서 각각 선소일대를 발굴해 조사한 결과 철촉 등 565점의 유물이 출토,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실전에서 거북선이 첫 위용을 드러낸 것은 사천해전. 단 2척의 거북선은 종횡무진으로 적선을 들이받으며 적선을 파괴하는 가공할 화력을 선보였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의 기록을 살펴보면 거북선은 앞뒤좌우 14문 정도의 대포를 장착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승자총통 등 개인화기를 약 20정 가량 구비했다. 방패판의 포혈로는 대형 총통류의 대포를 발사하고 거북 등의 총포혈로는 승자총통 등 작은 개인화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거제에 남아있는 임란의 흔적

거제도 전역에는 임진왜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옥포만을 비롯해 옥포해전 하루 전날 조선함대가 정박해 하룻밤을 지낸 송미포(현 남부면 다대포), 임진왜란 당시 왜성인 영등성이 있었던 영등포(현 장목면 구영리), 수색과 추격을 통해 승전보를 올린 율포해전의 율포(현 장목면 율천리), 수많은 왜군을 수장시킨 견내량, 정유재란 당시 원균이 이끌던 조선함대가 대패한 칠천량 등이 그곳이다. 

칠천도 인근 해역에서 거북선의 잔재가 발견 될 경우 거제가 가진 이 모든 곳은 역사의 현장으로 재조명 받으며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거제시의 새로운 관광테마 구축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민관이 함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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