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업서 드릴십 2척 따내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조선업 불황을 뚫고 2조 원대의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20일 브라질 선사(船社)로부터 심해(深海)용 원유시추선박인 드릴십(사진) 2척을 14억4000만 달러(약 2조880억 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총 55척에 153억 달러(약 22조1850억 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 15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선사와의 드릴십 수주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연말까지 165억 달러 이상 수주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경색의 여파로 선박 발주가 침체돼 10월 이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2조 원대의 대형 수주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브라질 시장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일찍부터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에 선박 도면을 수출하면서 조선소 운영 노하우를 제공했고, 지분 10%를 인수해 협력관계를 맺는 등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

그 결과 2007년 이후 브라질에서만 드릴십 8척, 총 55억 달러어치를 수주하는 등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브라질 조선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4개 주(州) 연안을 따라 길이 800km, 폭 200km에 이르는 광범위한 심해유전이 연결돼 있고, 전체 원유매장량이 500억 배럴에 달해 해양 플랜트와 원유 시추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미국의 대형 오일회사들에게 원유 채굴권을 넘겨주고 서아프리카에서 원유를 수입해 왔지만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8400억 달러를 투자해 심해유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최근 중국 조선소들이 납기지연이나 건조중단 등의 문제를 자주 발생시켜 한국의 대형 조선업체로 발주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때일수록 신제품 개발과 신(新)시장 개척에 힘써 세계 1위 조선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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