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고갈, "날품팔이도 좋다" 도시로 이주행렬
한해 1000여명씩 10년동안 9000여명 감소

창간 34주년을 기념해 1989년 창간호부터 인터넷신문이 없었던 2006년 5월까지 보도된 기사(지역역사) 중 독자들의 관심이 높았고 중요한 기사를 인터넷에 업로드합니다. 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 거제지역 발전을 위한 역사적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1989년부터 발행된 과거 기사를 톺아보시고 거제역사를 알아가십시오.  - 편집자 주

거제신문DB
거제신문DB

우리 어업이 인기없는 직종으로, 그리고 돈벌기 어려운 직업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촌을 떠나버린지 오래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를 필요로 하는 권현망, 트롤등 어선 어업은 더욱 그 어려움이 커서 선원을 구하기 위해 사회적문제가 야기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시‧군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 농어촌에서는 해마다 평균 1000여명씩 도시로 떠났으며, 그것도 30세가량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떠나 노동력이 심한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85년을 기점으로 가속화된 이같은 빈 어촌현상은 80대말에 더욱 심화돼 88년에는 한해동안 무려 6000여명이 어촌을 떠났다. 결국 85년 2만여명에 달하던 어민이 94년 5월 현재 1만1000여명으로 절반가량이나 줄어들었다.

거제도 농어촌 젊은이들이 떠나는 동기를 보면, 대개 20대 미만에서는 공부를 하기위해 도시 학교로 전학하거나 진학하게 되어 떠난다.

이들은 도시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취직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으므로 결국 어촌을 떠나게 되고, 따라서 오늘의 어촌사회는 피폐해졌다.

30,40대는 노동력 부족, 어자원고갈등 해마다 어려워지는 어촌의 현실에 넌더리가나 날품팔이라도 도시가 낫다싶어 고현, 장승포로 몰려든다. 아니면 인근 충무나 멀리 부산 등으로 이주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장목면에서 15년동안 연안어업에 종사하던 이모씨(48)와 김모씨(39)는 지난해초 20톤급 어선을 싯가의 1/3도 안되는 헐값에 팔아넘겼다.

어업도 먹고살만한 직업인식 절실
이러한 어촌사회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그리고 UR이후의 수산물 수입이 자유화된 마당에서 우리 어민이 어업으로써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업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연근해의 수산 자원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어선세력을 감축하되 남아있는 어선들을 규모화, 현대화시키고 조업 조건을 고쳐 어선원의 확보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하며, 어가 소득이 성장할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어업도 먹고 살기에 어려움이 없는 직업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연근해 어업을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중심"으로 유도해 나가고 연안어장 축소와 해양오염에 대처하는 해양이용조정도 필요하다.

이와같이, 중요한 자본기술 집약적이며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고도의 어업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노령화되고 질적으로 낮은, 그래서 의욕마저 상실된 농어업 인력을 가지고는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시급한 것은 어업인력의 양성이고, 젊고 유능한 인력들을 확보하며 육성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어업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농어촌 교육시설 확충과 교육제도 개편등 자신의 교육때문에, 그리고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어촌을 떠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업과 수산계의 직업교육 기관인 수산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와 시설설비지원도 과감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학부모들의 인문계선호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수산고의 지원률이 해마다 떨어져 현대 우리지역 유일의 수산계학교인 거제수고 어업과의 정원이 불과 20명도 채 안되는 실정이다.

학교측은 이마저 2~3년 후면 지원자가 없어 폐과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노후생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시급
둘째, 우리 어업이 수지맞는 직업으로써 또는 다른 직업에 비교해 크게 취약하지 않은 직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어업소득 증대를 위한 각종 대책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연근해 어업은 어자원의 고갈을 막기위한 감선과 보호 육성을 위해 적극 투자하고 생산된 어획물이나 수산물의 가격 유지를 위한 유통구조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연안의 양식 어업에 가장 심한 타격을 주게되는 해양 오염방지와 그로인한 피해방지대책에 중점을 두어 양식시설의 조밀화 방지나 과밀식에 따른 부작용도 방지하여 적정 밀도 유지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어업은 무엇보다도 어업 자원 수준에 알맞는 어획능력 조정이 필요하므로 계획적인 어획과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강화하며, 그것이 가능해 질 경우 수출기반도 강화될수 있다고 본다.

셋째로 연안어장의 목장화를 위한 기초는 어업의 육성지원과 여러가지 기능을 가지는 어항 시설의 확충이다.

어항과 어획물의 처리시설 확충은 어민 소득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기반 조성 차원에서 장기적 전망으로 어촌 지역의 해역 특성이나 어항의 기능적 특성을 감안한 종합적 기능 시설로 확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인공어초사업 등에 더욱 많은 예산이 확보돼야 할것으로 보인다.

이와같은 시설투자나 제도적 정비등 어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개선 외에도 어촌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구적 특성인 어촌 인구 노령화 문제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국민연금이 실시되어 도시산업 종사자들은 노후생계 보장이 되어있으나 연근해 소형 선박 종사자나 자영어민들은 국민 연금 가입이 불가능하게 되어 노후 생계 불안에서 오는 사회적 영향도 클 것이다.

하루빨리 이들에 대한 연금제도를 확대 실시하여 어민들도 장래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어민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자영 어민의 어로작업사고 보험 제도 수립이나 수산재해와 피해 보상제도의 확충 강화 또한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방향을 잡아 착실하게 해결된다면 멀지않아 어촌에도 전망있는 산업에 취업을 원하는 젊은 이들이 다시 몰려올것으로 기대한다. <박기섭 편집부장>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