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제나라 왕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화가에게 물었다. "어떤 그림이 가장 어려운가?" "개나 말입니다." "무엇이 가장 쉬운가?" "귀신이나 도깨빕니다." "왜 그런가?" "개와 말은 사람들이 잘 알기 때문에 진짜처럼 똑같이 그려야 합니다. 그러나 귀신은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내가 어떻게 그리든 귀신을 닮지 않았다고 증명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귀신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한비자'에 나오는 '귀매최이(鬼魅最易)'의 고사다. 한비자는 이 고사를 통해 실체가 없는 허황한 공론이 오히려 쉽고 그럴싸하게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용은 어떻게 생겼을까? 일반적인 용의 모습은 중국 한나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9가지 동물을 합성해 놓았다. 머리는 낙타·뿔은 사슴·눈은 토끼·몸통은 뱀·머리털은 사자·비늘은 잉어·발톱은 매·손바닥은 호랑이·귀는 소를 닮았다.

입가에는 긴 수염이 있고 등에는 81장의 비늘과 목 밑에는 1자 4치의 방향이 반대인 큰 비늘이 있는데 역린(逆鱗)이라 부르는 용의 급소이다. 여기를 건드리면 용은 엄청난 아픔을 느끼고 분노하여 건드린 자를 반드시 응징한다. 여의주를 물고 있고, 한번 울면 동판 두들기는 듯한 소리로 천지를 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아니라고 시비를 걸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용도 암수가 있다. 갈기가 뾰족하면 수컷, 부드러우면 암컷, 비늘이 빽빽하면 수컷, 느슨하면 암컷이라고 한다. 용은 파충류답게 알을 낳는다. 조류나 파충류는 포란(抱卵)으로 새끼를 부화하지만, 용은 새끼가 생겼으면 하는 생각만으로 부화가 된다. 이를 사포(思抱)라고 하는데 용만이 가지는 능력이다. 

수컷용은 바람둥이다. 용이 말과 교미해서 태어난 새끼가 용마(龍馬)다. 용의 성질을 받아 엄청난 속도로 며칠을 달려도 피곤함을 모른다. 3000년을 산다는 전설 속의 동물 기린은 용과 말 사이에서 태어났고, 봉황은 용과 학이 연애해서 낳았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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