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마을 "인도 없는 도로 유일…인도·우회도로 개설 시급"
수산마을, 관광객 감소 우려…터널 개설 놓고 의견 엇갈려
국토관리청, 주민의견 수렴 후 설명회 다시 열겠다

거제 남부~일운 국도14호선 건설(개량) 계획과 관련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동부면 참살이센터에서 열린 남부~일운 국도건설공사 노선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 모습. @백승태
거제 남부~일운 국도14호선 건설(개량) 계획과 관련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동부면 참살이센터에서 열린 남부~일운 국도건설공사 노선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 모습. @백승태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남부~일운 국도14호선 건설(개량)계획과 관련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동부면민의 목소리가 높다.

거제시 동부면 학동·수산마을 주민들은 지난 16일 오후 동부면 참살이센터에서 열린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주관 남부~일운 국도건설공사 노선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에서 국토관리청이 계획한 노선은 보행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고, 관광객 등의 통행량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학동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 2차선이어서 관광 성수기마다 차량정체와 혼잡을 빚고 있다며, 교통량이 많은 구간만이라도 4차선 확장을 요구했다. 남부관광단지와 해금강호텔 건설, 내촐지구 등이 개발되면 교통량이 급증해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또 관광지인 학동은 관광시즌이면 차량과 보행자가 급증해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도 보행자도로(인도)는 계획에서 빠져 있다며 보행자 안전을 위한 인도 확충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주요 국도 가운데 인도가 제대로 없는 도로는 학동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내촐지구를 가로질러 계획된 노선 변경도 요구했다. 내촐지구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관광지 개발 여지가 많은 지역인데 한가운데로 도로가 신설되면 개발 가능성이 사라져 마을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일부 주민들은 국토관리청이 밝힌 계획노선 중 마을 앞 노선은 현재의 2차선도로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4차선으로 확장이 불가능할 경우 마을 중심을 통과하는 노선 대신 우회도로를 개설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학동마을과 달리 수산마을은 주민간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주민은 계획된 노선대로 수산마을 중심으로 통과하는 것을 반대하는 반면 일부 주민은 반드시 마을을 통과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남부~일운 국도건설공사 노선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 자료에 공개된 계획노선도.
남부~일운 국도건설공사 노선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 자료에 공개된 계획노선도.

국토관리청 계획에 따르면 수산 구간 노선은 마을을 지나지 않고 마을입구에서 산중턱을 거쳐 터널을 통해 일운면 양화마을로 연결된다. 노선이 마을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은 국토관리청의 계획대로 마을 입구에서 터널을 통해 일운면으로 연결될 경우 수산마을은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개량 도로가 수산마을을 지나지 않으면 차량들이 수산마을을 거치지 않고 타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관광객도 급감해 지역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다. 또 산중턱에 터널을 굴착할 경우 마을 지하수나 간이식수원도 고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다른 주민들은 국토관리청 계획에 찬성하며 계획대로 터널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노선이 마을을 관통할 경우 교통사고 위험이 가중되는 데다, 기존 도로도 폐기하지 않고 계속 이용 가능해 접근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관리청 설명대로 기존 도로는 굴곡과 경사가 심해 건설공법상 개량공사가 불가능할뿐더러 안전과 교통체증 완화라는 개량공사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터널 개설을 주장했다.

이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주민들의 의견과 기술적 검토로 반영 여부를 확정해 다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변했다.

실시설계 단계인 거제시 남부~일운 국도14호선 건설(개량)공사는 해금강·학동흑진주몽돌해변·외도보타니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연결하는 국도14호선 간선도로 정비 사업이다.

교통사고 위험 해소·성수기 교통체증 완화 등 간선도로 기능회복을 통해 관광객 편의 제공과 관광산업 활성화로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 및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목적이다.

남부면 저구리에서 일운면 소동리까지 연장 13.45㎞, 폭 11.5m를 2차선으로 정비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2022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굴곡 도로는 선형을 개량하고, 일부 구간은 우회도로를 신설한다. 학동1교와 지세포교 등 교량 2개소와 가라산터널(길이 1540m)·북병산터널(1380m)·지세포터널(300m) 등 3개 터널이 개설된다. 

교차로는 노선의 기능 및 주변 도로망과의 연계성, 기존 교차로 현황, 주민생활 편의를 위한 접근성 등을 고려해 평면교차로 4개소(저구교차로·학동삼거리·학동2교·신촌사거리)와 회전교차로(다포삼거리·다대·학동2교·수산·양화·와현·지세포1교·지세포2교·지세포3교) 9개소가 계획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21년 9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국토교통부가 향후 5년간 신규 추진할 국도·국지도 116개 사업(10조원 투자)을 담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2021~2025)계획'에 포함되면서 본격화됐고, 2024년도 신규 발주 사업으로 개량·확장 사업비 5억원이 처음으로 정부 예산에 반영됐다.

현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와 실시설계를 병행하며 올해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연간 7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거제시 주요 관광도로지만, 도로 구조·선형 불량으로 인해 잦은 교통사고와 주말 및 관광 성수기에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빚어왔다.

개량·확장 사업이 완료되면 주요 관광지가 집중돼 있는 일운~남부 구간의 교통사고 위험률 감소와 함께 통행시간도 단축됨에 따라 관광수요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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