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 중 헌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직이 있다면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늘 희생하고 봉사하는 '시민의 영웅' 소방관이 아닐까?

올해부터 23만 거제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책임지는 거제소방서 수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앉았다. 전수진 거제소방서장이다. 

그를 만나 앞으로 거제소방서가 거제시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통영 출신인 그는 처음부터 소방공무원을 꿈꿔왔던 것은 아니다. 병역을 마친 후 다양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소방관 시험에 합격해 지난 1991년 통영소방서에서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됐다.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태어나고 자란 곳도, 소방공무원의 길을 처음 걷게 된 곳도 통영이지만 그는 통영보다는 거제와 인연이 더 깊다. 막내 여동생을 통해 만난 아내도 거제 출신이고 거주지도 사등면이기 때문이다. 여동생의 친구였던 그의 아내는 결혼 이후 그를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월급날이면 으레 '밥값은 했냐'고 물으며 소방관으로서 의무를 게을리하진 않았는지 일깨워 줘서다. 

그는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거제에서 살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맑은 가을 자동차를 타고 동부면 구천댐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면 기분 좋아진단다. 

거제소방서의 수장이 된 이후 그는 거제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고, 거제시민을 지켜야 하는 임무와 책임도 무거워졌다. 그래서 그는 올해 취임 이후 거제시민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거제의 안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거제소방서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특히 좁고 노후된 거제소방서의 청사 이전에 반가움을 보냈다. 특수 장비가 많은 소방서 특성상 충분한 장비수납 공간과 소방 차량이 대기할 주차공간은 소방서의 운영에 있어 필수 조건이다. 

거제소방서의 낡고 오래된 건물은 23만 시민을 온전히 지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더디게 진행돼 예정된 거제소방서 이전 사업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최근 옥포조각공원으로 소방서 이전이 결정되면서 한시름 놓은 상태다. 

그는 거제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요즘 고민도 늘었다고 했다. 조선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소통하는 창구를 모색하는 한편 거제시청 및 거제경찰서와 힘을 모아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을 지킬 다양한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장평·고현·옥포·아주 지구를 외국인 특구 안전지대로의 조성도 고려하고 있다. 

또 12개 국가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119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외국인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활용해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거제소방서의 오랜 고민이기도 한 좁은 소방 진입로 및 교통 체제에 따른 고민도 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소방차 출동 시 교통신호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출동취약지역이나 출동장애지역 인근 주민센터에 소형 펌프장을 설치하거나 초기 진화가 가능한 차량을 배치할 생각이다.

긴 시간 이처럼 많은 개선안과 정책에 대해 피력하면서도 그가 강조하는 것이 있었다. 소방관들의 복지와 처우개선이 다.

소방관 본연의 임무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현실은 주취자들의 귀가를 돕거나 개인 편의를 돕는 업무 등으로 사기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전수진 신임 거제소방서장. @조형록

때문에 그는 거제소방서 일원들에게 법을 어기지 않는 일이라면 언제나 당당히 행동하라고 당부하고 있으며 혹여라도 업무 중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변호사비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등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소방관의 위상과 처우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소방관만큼 보람찬 직업도 없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가 부족하고 요소수 대란으로 요소수가 부족할 때 몰래 소방서 앞에 마스크와 요소수를 두고 가는 등 소방관의 수고로움에 감사를 표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마주하는 순간도 많았기 때문이다. 

또 119구급차로 임산부를 이송하다가 구급차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하거나 각종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받는 등 어떤 직업도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어서다. 

전 서장은 "시대가 변하는 만큼 발전하는 소방시스템을 활용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월급날 아내가 늘 묻는 '밥값 했냐'는 질문에 당당히 '당연히'라는 답을 줄 수 있는 멋진 소방관 남편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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