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학교 입학처장 이종향 교수
"한계 넘어 거제시민 자부심이 될 것"

거제대학교 입학처장 이종향 교수. @조민정
거제대학교 입학처장 이종향 교수. @조민정

'종의 기원'의 저자인 찰스 다윈은 '생태계에서는 강하고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생존과 진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것이다. 

생존의 기로에선 우리나라 대학 생태계도 최근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 대학 입학정원과 학령인구가 역전되면서 신입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고민은 어느 때 보다 깊다. 

이는 거제지역 유일 대학인 '거제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거제대의 생존과 진화를 위해 경쟁력 강화와 혁신에 대해 늘 고민한다는 이종향 입학처장은 지역에 있기에 그저 그런 대학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소중한 지역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러면서 거제시민이라면 누구나 거제대 입학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꿈이자 욕심이라고 했다. 

입학설명회에서 거제대학을 홍보하고 있는 이종향 교수. @거제대 제공
입학설명회에서 거제대학을 홍보하고 있는 이종향 교수. @거제대 제공

하지만 지역대학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오히려 냉정하다. 심지어 경쟁력 없는 대학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지역대학의 소멸은 대학만의 위기가 아니라 지역의 소멸과도 연관이 있기에 이들 소멸을 막기 위해선 학생들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고 지역 발전전략에 맞춰 교육하는 '지역 정주 인재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013년 거제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임용돼 올해로 10년째 거제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교수는 여성이 주류인 유아교육 분야에서 잘 버티고 버텨서 대한민국 1%에 해당하는 남자 유치원 교사, 유아교육과 교수가 됐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아 적성에 맞았고, 남성이 희박한 분야이다 보니 오히려 장점을 될 수 있다는 전략에 힘입어 교수라는 직업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거제대 입시 충원율은 저조했다. 2021년 61.7%, 2022년 76.2%로 미달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현상 등의 상황에서 조선산업까지 불황으로 이어져 거제대학교의 핵심이자 인기 학과였던 공학계열 충원마저 어려워져서였다.

그럼에도 올해 거제대의 입시 충원율은 96.2% 달했다. 이는 조선산업 기반의 공학계열 정원조정 △외국유학생 확대 △성인 학습자(만학도) 전담 야간학과 신설 등 지역 발전전략에 맞춘 '지역 정주 인재교육'의 효과이기도 하다. 

거제대는 이러한 노력으로 11월 현재 1203명의 입학자원을 확보하는 등 2024년 입시충원율이 90% 이상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거제대학교 입학처장 이종향 교수. @조민정
거제대학교 입학처장 이종향 교수. @조민정

거제대학교, 한계를 넘기 위해 지역형으로 진화

거제대의 성인학습자 전담 야간학과 신설은 신의 한 수였다. 대학이 고등학교 졸업생 및 20대의 전유물이라는 기존 상식에서 벗어나 지역대학의 존립을 돕고 배움을 갈구하는 지역민의 희망을 위해 입학자원의 다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 교수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 거제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대학의 존립을 위해선 예전처럼 대학이 운영하는 평생 교육을 여가 교육이나 단순히 기술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환경변화와 고령화 시대로 늘어난 생애주기에 맞춘 평생교육 기관으로서 재구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거제대에 입학한 성인 학습자의 성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생 2모작'을 위해 거리와 시간상 부담되는 4년제 대학보다는 거제대를 선택해 꿈을 키우고 있으며 지역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제대는 평생 교육뿐만 아니라 진로교육·직무재교육·취업교육과 지역산업체와 경쟁력을 위한 연구와 교류 활동을 통해 지자체와 지역소멸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입학설명회장에서 만난 거제지역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제는 섬(거제)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거제지역 고등학교에서 입학 설명회를 하고 있는 이 교수. @거제대 제공
거제지역 고등학교에서 입학 설명회를 하고 있는 이 교수. @거제대 제공

실제 지역 고등학교의 교육목표도 더 많은 졸업생을 수도권 대학에 보내기다. 이 교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적성과 취향을 고려한 취업이나 미래가 아닌 대학 간판과 졸업장에 치중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거제대는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전문대학으로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각종 보조사업을 지원받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거제대는 현장미러형 실습실 구축, 풍부한 기자재 구입과 진로지도 프로그램, 상담프로그램, 해외 산업체 탐방 프로그램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취업교육을 통해 졸업생들을 수많은 대기업과 지역 강소기업에 취업시키고 있는 '취업명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거제시민이 바라보는 거제대의 시선은 '고작 거제대나 갈래?'지만, 앞으로는 '거제대도 좋은 선택이야'라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해 거제시민의 응원과 관심, 그리고 지자체와 지역산업체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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