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기 한국섬진흥원 부원장
박환기 한국섬진흥원 부원장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지구에서 섬이 사라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해안 침식으로 많은 섬들이 수몰 위기에 있으며 섬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이 강제로 떠날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로 전 지구 지표면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 이상 증가했으며, 평균 해수면 또한 산업화 이전보다 0.2m 이상 상승했다. 

해수면 평균 상승 속도는 1900년대에 비해 최소 2.85배 이상 빨리 높아지고 있다. 같은 추세로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 다음 세기에는 3℃가 올라 약 50개 주요 연안 도시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섬 지역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행정안전부 유인섬 현황조사를 살펴보면, 2015년 기준 472개 84만명에서 2022년 기준 467개 82만명으로 약 2%가 감소했다. 이는 전국의 농촌지역 0.17% 감소에 비해 약 10배 이상 인구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율은 24.9%로 전국 평균 17.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섬 지역은 교통 접근성 문제로 인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경우가 많다.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취약성 증대, 재해대응력 감소, 산업기반의 쇠퇴,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지역사회의 활력은 떨어지고 거주 주민의 삶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실시한 만족도조사에 따르면 도시지역이 7.1, 농촌지역이 6.7인 것에 비해 섬 지역은 5.0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삶의 질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섬은 그 자체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는 환경·문화·경제·사회적 측면에서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올바르게 개발하고 활용한다면 지역경제의 성장 등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섬의 가치를 제고 하고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는 교통축의 연결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경남도가 추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는 경남·부산·전남의 남해안 해안선에는 33개의 시·군·구가 있고, 352개의 유인섬에 약 59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유인섬 467개 중 75.3%에 해당하며, 전체 섬 인구 약 82만명의 71.7%에 해당한다.

해상 교통에 의존해야만 하고, 날씨와 해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실례로 여수-거문도 구간의 연간 여객선 결항일은 91일에 이른다. 1년에 3개월은 교통 이동권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동향분석 조사결과에 따르면 관광객의 경우 섬 지역까지 이동하는 교통편에 대한 불편함이 섬 지역 방문을 꺼리게 된다고 한다. 섬 관광 후 해상 상황의 악화로 인해 결항이 될 경우, 몇 일간 집에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관광객 유입에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와 같은 교통축의 구축은 이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먼저 교통 접근성의 향상은 섬 지역의 경제 활동을 촉진한다. 물류 이동이 원활해지고, 이는 농수산물과 같은 지역 특산품의 유통을 촉진하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하이웨이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와 완공 후 관광산업의 활성화로 인한 고용기회 증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교통 접근성 향상은 섬 지역의 문화와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섬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특히 남해안 지역에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비롯해 2022년 기준으로 관광지 33개소, 관광단지 10개소, 관광특구 4개소 등 많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요 관광지점수 대비 경남과 전남의 관광객수는 적은 편이고, 관광객 유입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여러 의미에서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의 구축은 좋은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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