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이전부지 사실상 확정...300억 들여 2028년말 준공
소방체험시설·훈련탑 등 갖춘 컨트롤타워 구상

거제소방서 전경. @거제신문DB
거제소방서 전경. @거제신문DB

좁고 낡은 거제소방서 신축이전 예정지가 옥포조각공원으로 확정되는 모양새다.

거제소방서는 애초 거제시가 조성중인 행정타운으로 옮길 예정이었으나 행정타운 조성이 기약없이 늦어짐에 따라 방향을 선회해 옥포조각공원으로 신축 이전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소방서와 함께 행정타운으로 이전을 추진했던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은 물론 장평동 이전마저 무산되자 새로운 부지 물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지였던 옥포동 산79-2번지 일원(44필지) 옥포조각공원은 옛 대우조선해양이 재산세 대신 2021년 물납한 부지(5만655㎡)로 현재 거제시 소유다.

준공업지역 국가산업단지로 지원시설용지 4만9805㎡·녹지 850㎡로 지정돼 있다.

거제소방서는 행정타운 조성공사 지연에 따라 신축예정 대체부지 물색에 나서 옥포조각공원에 새 청사를 신축키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8월31일 옥포동 31개 단체장 회의를 개최하고 주민의견도 수렴했다. 

9월7일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전기풍 의원 등이 박종우 거제시장 면담을 통해 소방서 이전에 대해 협의하고 옥포조각공원 이전에 찬성하는 시민 서명부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어 거제시 도시계획과 및 공원과 등 관련 부서와 행정협의를 통해 옥포조각공원을 신축이전지로 확정하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거제시도 소방서 신축이전을 위한 도시개발계획 용역비를 추경에서 편성했고, 공원과는 도시개발계획 완료 후 토지무상사용 등을 허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소방서가 필요로 하는 면적은 1만6579㎡(5000~6000평정도)이다. 기본설계 등에 따라 면적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소방서는 이곳에 청사와 함께 소방체험시설, 훈련탑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부지(거제시가 무상 대여)를 제외한 총사업비는 3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대체부지 내 신축이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도시개발계획 변경과 법면 부지 내 청사신축 안정성 검토 및 지반 성토가 선행돼야 한다. 소방차량 진출입도로(왕복 4차선) 신호체계 개편과 가감차로 조성 등 사전 협의 사항도 산재해 있다.

하지만 법면 경사도가 심해 토목공사에 난공사가 우려되고 공사비가 증액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거제소방서는 거제시와 협의해 녹지와 대로인 계획용지를 공용청사용지로 변경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도시개발계획 변경 용역을 마무리 짓고, 연말까지 공유재산심의 및 관리계획 의결, 토지 무상 사용허가 등 행정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예산을 확보해 2025년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6년 착공해 2027년 말 준공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한편 거제소방서는 1990년 1월 거제시 옥포동 진목로 고갯마루에 문을 연 이후 30여년이 지난 현재 낡고 협소해 청사 이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시 82명이었던 직원 수는 정원이 320명이 넘는 조직으로 변했고, 안전 문화가 확대되면서 소방의 여건도 많이 변화됐다. 

화재진압 위주의 소방 사무에서 현재는 구조·구급·일반 생활불편 민원까지 사회 전반의 다양한 재난 현장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폭발적인 소방서비스 수요 증가로 많은 인력과 장비가 충원됐지만 이에 반해 협소하고 노후한 청사는 30년 이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교통 여건상 구조·구급출동에 애로를 겪어왔고 소방대원들의 현장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다목적 훈련시설이나 체력단련실·심신안정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 현재 청사 소방안전 체험시설은 소방차량 탑승 체험·소화기 실습 등에 국한돼 있다. 다양한 재난안전체험을 위해선 2시간 거리의 합천군 경상남도 안전체험관까지 다녀오는 실정이다.

이에 거제소방서는 2015년부터 거제시가 조성중인 행정타운으로 신축이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행정타운 조성공사가 지연되자 청사 이전을 위한 새로운 부지를 찾아 나섰고, 최근 옥포조각공원에 신축 이전하는 것으로 가닥 잡았다. 

옥포주민들과 거제시도 옥포조각공원으로의 신축이전을 반기는 모양새여서 거제소방서 신축이전 예정지는 옥포조각공원으로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주태돈 거제소방서장은 "해양관광 국제도시로 변모할 거제시에 걸맞은 역량도 갖추고 후배 소방관들이 소방호스를 마음껏 펼치며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소망"이라면서 "거제소방서의 백년대계를 꿈꾸며 하루속히 교육훈련장과 안전체험장을 갖춘 다목적 소방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전했다.

거제시 관계자도 "옥포조각공원은 시유지이고 현재 국가산단 지원시설용지여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청사 신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방서와 주민들의 요청이 있는 만큼 관련 절차를 밟아 신축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