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조영제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남숙
조영제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남숙

이른바 '통'이라 하면 어느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일생을 한 분야에 매진한 사람도 '통'으로 불릴 만하다.

30여년간 체육회에 몸담으면서 거제 체육발전을 위해 열정을 불태워 온 조영제(62)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도 '거제 체육통'으로 불리기에 손색없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체육회를 떠나기도 했지만 마음만은 항상 거제체육과 함께했다는 조 부회장. 

조 부회장은 언제나 그랬듯이 요즘도 체육행사가 많은 주말이면 대부분 시간을 각종 체육행사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굳이 부르지 않아도 행사장에 나가 안전하고 건강한 시민들의 모습을 눈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다.

한마디로 체육회에 쏙 빠졌고, 운동장에 살다시피 하는 이같은 일상은 30여년전 거제군체육회에 몸담은 이후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맡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맡았다. 민선2기 김환중 거제시체육회 회장을 보좌하며 거제체육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 후대에 넘겨줘야 한다는 자신이 가진 소명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체육성수기라 불리는 봄·가을 주말이면 그는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체육행사에 참석하기 바쁘다. 하루에 6곳의 행사장에 참석하기도 했다. 적게는 3~4곳.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한 일이 체육행사장 참석이 됐고, 개인적인 업무는 틈틈이 해내야 할 정도다. 그의 체육사랑은 육상·유도·구기종목 등 학교운동부가 있었던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자연히 운동하는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지만, 대학은 체육하고는 거리가 먼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가 다시 체육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다. 

계룡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시절 비가 많이 올 때 학교운동장에 물이 고인다는 애로사항을 듣고 운동장에 마사토를 깔아 해결했다. 고현중학교 운영위원장 시절은 수영부와 태권도부의 열악한 운동환경을 듣고 학생체육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도왔다.

그러다 1987년 거제시볼링협회장을 시작으로 거제시축구협회장 15년과 거제시태권도협회장 4∼5년 등을 맡으면서 협회장기대회를 최초로 유치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05년 11월18일 창단한 장승포초등학교 축구부 창단에도 일조했다. 연초중·거제고 축구부 선수 지원에 힘쓰다 보니 축구선수 여럿을 양아들로 두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그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그는 운동이 무엇인가는 질문에 '운동과 생활은 뗄 수 없고 한번 발 디디면 빼지 못하는 매력과 마력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식구들이 체육 관련 일을 하는 '운동가족'이라고 했다. 둘째아들이 체육학과를 나와 지도자자격증을 땄고, 집사람도 운동마니아로 볼링·수영·골프 등을 같이 다니며 즐긴다고 전했다.

거제에 체육인이 몇 명이냐는 질문에 그는 23만여명중 1/3에서 1/4정도로 보면 9만여명이 체육인이라고 시원하게 답했다. 46개 종목에 18개 면·동의 60개 체육행사, 각 종목 산하 동호회까지 셈하면 얼추 계산이 맞게 나온다며 '거제 체육통'에 걸맞게 거제체육 현황을 훤히 꿰뚫었다. 

조영제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남숙
조영제 거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남숙

- 거제체육 꿈나무 육성은?
= 교육청과 합심해 중·고등학생 선수를 육성하고 축구·야구·씨름·배구·탁구 등은 팀별로 지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학생체육은 학부모가 운동경비를 부담하다 보니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데 부족한 면이 많다. 엘리트 선수는 대회를 거듭함으로써 성적이나 기량이 향상되는데, 대회 경비나 운동장비 지원에 부족한 게 사실이다.

- 거제체육 방향은?
= 대한체육회는 성적 위주의 엘리트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방향을 설정했고, 우리도 그에 따르고 있다. 연령대가 높은 생활체육은 복지체육으로 전환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르신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편안하게 체육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과 예산 지원 등 복지체육에 대해 늘 고심한다. 생활체육과 복지체육도 중요하지만 엘리트체육도 중요하다. 이 모두를 성장시키는 것이 민선2기 거제시체육회의 소임으로 생각한다.

- 지역 체육 인프라는?
 = 거제시와 함께 2030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대회급 경기를 유치할 수 있는 체육시설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예전에는 운동장과 운동기구만 있으면 체육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규격화된 시설이 없으면 대회로 인정을 못받는다. 30여년전 지어진 체육시설들은 협소하고 규격미달이다.

당장 자체예산으로 대회 규격에 맞는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어렵고 먼저 대회를 유치해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법도 있지만, 먼저 인프라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테니스·축구·골프 등 경기는 한 축구장을 병행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주·야간이나 오전·오후를 나눠 써야 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특히 비가 오면 실내스포츠 시설이 많이 없어 경기를 아예 하지 못해 걱정이다.

최소 3박4일 이상 규모의 전국대회를 유치해야 관광체육이 될 수 있다. 선수는 물론 가족·임직원까지 전국에서 거제로 오기 때문에 그 수익을 시민들이 누려야 시 재정이 올라가고 체육예산도 올라가 순환투자로 이어진다. 우선은 바다를 끼고 있는 이점과 인적자원을 살리면 큰 투자없이 전국 요트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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