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로 나라가 시끌벅적한 시기에 거제 수산 가공식품업계를 지켜오고 있는 대일수산 3세대 경영인 이영만(49)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수산물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이 기쁘지 않고 오히려 이런 관심이 해양환경 정화로 이어진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며 오염수 방류 문제는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세계 수산물시장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 동경 수산박람회를 갔었는데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해 지역 어민들의 항의 목소리만 들리고, 도시지역에서는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또 이번 일로 중국과 홍콩이 내린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국내 수산물로 대체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훈제굴과 냉동굴은 장기보관이 가능해 국내제품의 반사이익은 힘들며 오히려 수입금지 조치 해제 이후 가격하락이 더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연안에서 볼 수 없었던 정어리가 지난해부터 많이 나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 오징어와 꽁치가 국내 바다에서 사라질 수 있기에 자연에 반하는 인위적 개발행위를 지양하고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생활습관 실천 등 바다를 지키고 보호하는 일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 3대를 이어 온 굴 가공사업 

거제에서 3대에 걸쳐 굴 산업을 지켜온 대일수산(주)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 부사장은 급변하는 굴 산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젊은 세대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수산대학으로 진학했고, 대학원에서 식품가공 분야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를 돕기 위해 굴 어장일도 직접 했고,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을 현장에 접목하는 일도 즐거웠다는 그는 일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지고 없던 책임감도 솟아난다고 말했다.

대일수산의 굴 박신장 모습. @강래선
대일수산의 굴 박신장 모습. @강래선

그동안 양식을 통한 생굴 대량생산이 모체였다면 앞으로는 훈제·냉동·통조림 굴 등 가공 분야에 초점을 두고 세계시장 진출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굴 이외에는 수요가 적어 훈제·냉동·통조림 형태로 수출시장을 넓혀 왔고 많이 수출할 때는 연간 2000만달러도 달성했다고 전한다. 지금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런 배경에는 아직 국내 수산물의 맛과 품질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K팝 등 우리 문화 콘텐츠는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해 수산물과 가공식품을 홍보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거제시 수산업 지원 미흡 아쉬워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대일수산(주) 이영만 부사장. @강래선

대일수산이 60년간 굴 양식과 수산식품 가공산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부친의 강한 집념과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선대 할아버지부터 시작한 굴 양식업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아버지가 터를 세웠고 여기에 이 부사장의 수산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앞을 내다보는 경영기법이 가미돼 수산가공식품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그는 아버지가 해왔던 주변을 먼저 챙기는 경영이 대일수산이 6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굴 가공공장의 특성상 겨울 성수기에는 직원이 300명에 달하고 그들이 대일수산의 가장 큰 자산임을 알고 있기에 한 가족처럼 소통하고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굴 가공산업은 이제 국내 노동자로는 어렵고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워주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노령화된 국내 노동자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몰라 자동화 기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일수산 굴 통조림 작업 모습. @강래선
대일수산 굴 통조림 작업 모습. @강래선

그러나 아직 사람 손을 능가하는 로봇 기계가 없어 당장은 어렵지만 10년 이내 자동화가 되지 않으면 수산가공산업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60년을 이어온 굴 양식업을 기초로 미주와 유럽·동남아 등 세계 각지로 굴을 수출해온 대일수산은 최상의 품질로 전 세계 고객을 만나기 위해 해썹(HACCP)은 기본이고 ISO2200·SQF 등 품질 인증제를 갖추는 등 연구개발비에 재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제에서 굴 양식업을 하면서 왜 굴은 통영 굴만 있고 거제 굴은 없는가에 대해 의문이 남았다고 했다. 

거제시도 통영만큼은 아니라도 양과 질에서 뒤처지지 않는데 홍보가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고 피력했다.

통영시는 이미 수산업이 중요 산업으로 자리잡아 시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홍보에 많은 예산이 사용되는 반면 거제는 아직 조선산업에 가려 소외감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지금이라도 거제시가 4면이 바다인 특성을 살려 수산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 준다면 분명 거제 수산업은 달라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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