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면과 인권 회복을 위한 기림의날 기념식이 14일 장승포항 거제문화예술회관 옆 거제평화의소녀상 공원에서 열렸다.

거제일본군위안부피해자기림사업회(회장 류금열)가 주관한 ‘제6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기념식에는 박종우 거제시장과 도·시의원, 김재훈 거제교육청교육장, 김미옥 거제시여성단체회장, 김준성 거제문화회관 관장, 윤일광 거제문화원장,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유공자 표창·청소년 문예작품 공모전 표창·기념사·기림사·대상(평화의 소녀상) 글 낭송·기림시 낭송·헌화 순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박종우 시장은 기념사에서 “故 김학순 할머니 증언을 통해 알려진 위안부 문제는 32년이 흘렀지만 한일관계에 있어 평생 숙제다. 여성의 인권유린과 인간의 존엄성 말살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잊지 말아야 된다”며 “거제시는 앞으로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금열 기림사업회 회장은 기림사에서 “기림의 날은 작은 행사지만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또 “치욕의 세월에 대한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애쓰다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영혼이 영면하기를 기원하며 9명의 위안부 할머니 생전에 일본의 사죄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메세지를 전했다.

강하율 학생(옥포성지중 2년)은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이곳 평화의 소녀상에 와보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일본의 끔찍한 만행을 알게됐다”며 “여성들이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라가 힘이 있어야 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평화의소녀상)을 수상한 권온유(해성중 1년) 학생은 “우리를 위해 희생한 소녀들을 위해 내 마음속에 못을 박았다. 못이 녹슬거나 빠져 소녀들을 기억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못을 박았으면 한다”며 ‘못’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또 안정란 시인은 13살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겪은 고통을 주제로 한 옥명숙 작 ‘그날 보리밭’이라는 기림시를 낭송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기림사업회 설동인 이사는 거제시민과 함께 걷는 기억과 치유의 길 책 제작을 맡아 시민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또 거제평화의 공원 환경정비로 시민의 편의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거제시청 가족정책과 김정숙씨가 감사패를 받았다.

제6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을 기념해 진행된 청소년문예작품 공모전 수상자는 △대상 권온유(해성중 1년) △으뜸상 김서안(옥포성지중 3년)·신예지(대우초 6년) △버금상 강하율(옥포중 2년)·옥정원(옥포중 1년)·권태양(장승포초 4년)·강송선(국산초 5년) 등 7명이 영예를 안았다.

한편 기림의날은 1991년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후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정한 이래, 2017년 12월12일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서 있는 모습의 ‘거제평화의소녀상’은 전국에서 세번째로 세워졌으며,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본의 만행을 꾸짖어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고자 손에는 파랑새를 들고 있다.

또 조각상의 그림자는 위안부 할머니를, 그림자 속 하얀나비는 ‘환생’을 뜻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할머니들이 나비로라도 다시 살아나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빈 의자는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쓸쓸한 빈자리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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