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출범 1주년 맞은 거제시

지난 2월 장목면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거제시제공
지난 2월 장목면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거제시제공

지난해 100만 관광객이 찾은 거제식물원은 12년 전 '거제 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뗐다. 같은 해 역사적인 개통을 알렸던 거가대교의 휴일 통행료 20% 인하를 이끌어내기까지는 10여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2008년 처음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거제-마산 국도 건설 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렇듯 지역 인프라를 조성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주요 현안을 풀어내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모두 눈앞의 성과에 연연해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100년거제디자인, 공공용지 확보, 거제 역사·문화를 살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박종우 시장의 지난 1년을 함께 되짚어본다.

거제는 조선업 호황 시기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교통·주거·환경 등 각종 기반시설 부족에 시달렸다. 

박 시장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며 "100년거제디자인은 거제라는 공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권역별·분야별 가이드라인, 최상위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서울의 경우 이미 8년 전에 이와 관련된 도시계획 헌장을 만들었다. 도시계획의 특성상 한번 개발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그 영향이 길게는 100년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철학과 일관된 원칙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시는 시장이 바뀌고 여야가 교체되더라도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한 도시 발전의 기본방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규범화할 계획이다.

올해 초 도시·경관·관광·문화·도로 등 정책추진 전반에 걸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해 100년거제디자인추진단이 설치됐다. 추진단에서는 국내·외 선진지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각종 포럼·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시민대표단·자문단 구성을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정책수립 용역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 시장은 "100년거제디자인은 시민들이 하시는 것"이라며 "시민들과 지역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거제∼통영 대중교통 광역환승할인제 시행 기념식. @거제시 제공
거제∼통영 대중교통 광역환승할인제 시행 기념식. @거제시 제공

◇ 걸어서 시민 속으로...현장에서 답을 찾는 목민관 철학

취임 초기부터 시민중심·현장중심의 시정 운영을 강조해온 박 시장은 올해 초 '시민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시장 일일 면·동장제',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시로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굵직굵직한 건의사항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주민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한다. 시장 직속으로 설치한 시민소통실에 민원해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민원이 발생하기 전에 시민들의 불편한 곳을 먼저 살피는 '생활민원 즉시기동대'와 '면·동 기동순찰반'이 호응을 얻고 있다. 

향인들도 살뜰히 챙겼다. 향인 관련 업무와 고향사랑기부제 전담인력을 배치해 전국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역연고 인사를 발굴하기 위해 애썼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통영과 상생홍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기부를 추진하는 등 홍보에 매진한 결과 지난 5월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이 1억원을 돌파했다.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은 물론 기부자들의 의견까지 고려해 기금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 시장의 거제시안전대전환 교량분야 집중 안전점검 모습. @거제시제공
박 시장의 거제시안전대전환 교량분야 집중 안전점검 모습. @거제시제공

◇ 달라지는 조직 문화

"시장은 인사(행정)을 잘해야 하고 직원들은 인사(맞이)를 잘해야 합니다." 

박종우 시장이 평소 조직내 인사관리와 친절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하기 위해 자주 쓰는 표현이다. 시는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거제시 주요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팀을 다수 신설해 전문성을 살려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온·오프라인 친절교육 △친절종합컨설팅 △친절공무원 포상 실시를 통해 교육·평가·보상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거제몽돌야시장 모습. @거제시제공
거제몽돌야시장 모습. @거제시제공

◇ 다시 살아나는 경제

공직 내·외부에 만연한 낡은 관행을 척결하기 위해 자체 청렴도조사를 실시하고 엄격한 자체 감찰 및 다양한 교육을 통해 올해 종합청렴도 1등급을 노린다. 

시는 지역 핵심 산업인 조선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주요 현안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국인력 도입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완화를 이끌어냈고,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과정에도 지역사회와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밖에도 옥포뿌리산업특화단지 근로자 정주여건 개선사업으로 뿌리기업 신규입사자 장기근속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7억원 규모의 근로자건강센터·직업트라우마센터를 유치해 취약계층 노동자 건강관리와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경남도·중소조선연구원과 참여한 '중소형 조선소 생산기술 혁신(DX)센터' 사업에도 최종 선정돼 국·도비 175억원을 포함 총 250억원 규모 예산을 유치했다.

이 사업과 연계해 산업부가 추진하는 선박소부재 생산지능화혁신 기술개발사업(국·도비 280억원)을 비롯한 산업부 산업혁신 기반구축 로드맵에 따른 후속 연계사업을 유치해 조선분야 전 공정 스마트화를 통한 조선업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거제몽돌야시장' 개장과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거제사랑상품권 100억원 증액 발행, 소상공인 육성자금 지원기간 확대, 소상공인 디지털인프라 지원사업 등을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에도 힘썼다.

조선·관광 외에 거제 발전을 견인할 산업 다각화에도 앞장선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농산어촌개발사업 등 연이은 국비 공모사업선정과 지역 농수산물 브랜드 개발로 농어촌 경쟁력을 강화한다.

늘어나는 친환경 선박시장과 해양레저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선박 풍력추진 보조장치 실증센터 구축사업, 요트 마리나플랫폼 구축사업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승전행차가장행렬. @거제시제공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승전행차가장행렬. @거제시제공

◇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대한민국 관광1번지 거제

시는 역사·생태·레저 등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거 대표 축제중 하나인 옥포대첩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보다 13개 많은 총 43개 단위행사에 5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올해는 특히 청소년 참여프로그램 확대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지난 1일에는 주민들과의 오랜 협의 끝에 반려동물을 위한 '거제댕수욕장'이 문을 열어 전국 반려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지난 3월에는 장목항이 2023년 어촌신활력증진사업에 선정됐다. 

'장목관광단지'와 연계해 공모사업 발굴 초기부터 경남도·거제시·민간투자사·지역주민이 협의체를 구성해 힘을 모은 결과다.

향후 KTX·신공항 등 광역교통망이 갖춰지고 거제가 광역교통의 요충지로 급부상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시는 전망한다. 사계절 이용 가능한 파노라마형 서핑스테이션이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현재 행정절차가 한창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공간 '거제 치유의 숲'은 내년 초 개장이 목표다. 

장목관광단지 조감도. @거제시제공
장목관광단지 조감도. @거제시제공

◇ 시민 맞춤형 정책 추진

거제시는 보훈단체 지원금액을 확대하고 관련 조례를 개정해 보훈명예수당 인상, 보훈보상대상자 수당을 신설하는 등 보훈대상자 지원을 강화했다.

지역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이 여가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경로당 환경개선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매년 8억원을 투입해 순차적으로 경로당 시설 개선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량 축소에 따라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인원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에서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등 국비 미지원분에 대한 재원을 마련해 지난해와 동일한 3800명을 모집해 노인들의 다양한 일자리 및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교통약자 편의를 위한 바우처택시가 처음 도입됐다. 바우처택시 운행으로 기존 특별교통수단 이용자의 배차 대기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본격 시행된 거제∼통영 대중교통 광역환승할인제도 시민들의 교통비 절감·대중교통 이용 확대·지역간 인적 교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척척거제박반장 활동 모습. @거제시제공
척척거제박반장 활동 모습. @거제시제공

◇ 앞으로의 과제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백지화됨에 따라 시는 역세권 개발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마련 중이다. 가덕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경제권 육성·연계교통망 구축·고부가가치 성장산업 유치를 위한 발전 전략 수립에도 착수했다. 

거제가 광역교통 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거제·가덕신공항 철도연결, 거제·통영 고속도로 건설, 거제·마산 국도건설 등 광역교통망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토지수용절차를 밟고 있는 장승포동 다울림 행복문화센터 △건축기획용역 단계에 있는 시립화장장 △지난달 선호도조사 용역결과보고회를 개최한 청소년복합체험문화시설 △문화체육부 공공도서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한 거제중앙도서관 건립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일도 숙제로 남아있다. 

△출산장려금 지급 △다자녀 양육비 지원 △8세미만 아동수당 추가지급 등과 관련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통과 여부에도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박 시장은 앞으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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