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김종욱 청장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강래선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강래선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48 해금강마을. 70년대 국내 최고의 관광지이자 진시황제의 불로초 전설이 깃든 이곳은 고조·증조할아버지와 부모형제가 살았고, 상경하애(上敬下愛) 정신을 가르쳐준 제 고향입니다."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을 보며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믿음으로 해양경찰청 순경으로 입문 후 35년 만에 수장으로 우뚝 선 김종욱(55) 청장. 

그는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한 밑거름은 해금강 바다에서 자라며 배운 '해불양수(바다는 모든 물을 받아준다)'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늘 주어진 본분에 최선을 다하며 군 생활을 했던 삼촌들과 경찰을 했던 형들이 가는 길을 보고 체득한 '상경하애' 정신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김종욱 청장의 동해 저도어장 치안현장 점검 모습. @해경청장실 제공
지난 3월 김종욱 청장의 동해 저도어장 치안현장 점검 모습. @해경청장실 제공

지난 2월3일 제19대 해양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이후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거제시민들이 준 '자랑스러운 거제인'상이라는 그는 책임감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거제의 청년 후배들에게 늘 입지(立志)를 머릿속에 두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지라고 했다. 현 위치가 높고 낮음을 떠나서 늘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자신의 길을 간다면 어느 자리에서도 자신의 위치가 분명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가 35년을 해양경찰청에 근무하면서 포항제철 설립자 故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정신'을 삶의 좌우명으로 세기며, 매사 주어진 사명과 임무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우향우정신(사업에 실패하면 우향우 해서 포항 오른쪽에 있는 영일만에 빠져 죽자)은 현재의 포항제철이 있을 수 있도록 영일만기적을 이뤄낸 박 회장의 정신을 의미한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강래선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강래선

해양경찰 첫 순경 출신 청장으로 우뚝

김 청장은 아무리 좋은 목표와 정책이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한마음이 되지 못하면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라'는 상경하애 정신은 지금 해경에 꼭 필요한 정신이라고 피력했다. 

또 서로를 존중·사랑하는 마음은 조직 구성원들간의 응집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해양경찰의 업무역량도 더 견고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장에 강하고 기본에 충실한 해양경찰 조직으로 국민이 믿고 신뢰하는 해경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욱 청장이 거제 재경향인회로부터 '자랑스런 거제인상'을 받고 있다. @강래선
김종욱 청장이 거제 재경향인회로부터 '자랑스런 거제인상'을 받고 있다. @강래선

- 해경 창설 70년 이래 최초 순경 출신 청장이라 부담감·책임감이 클 텐데?
=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분하고 큰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최초라는 수식어에 맞는 실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그러나 직책에 연연하지 않고 평소 생각한 현장에서 답을 찾는 해양경찰의 모습을 정착시켜나갈 생각이다.

늘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업인 안전과 대한민국 영해를 지키는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는 강인한 해양경찰을 만들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해양경찰을 만들겠다. 

- 해양경찰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과거 부처 조직개편의 1순위로 부침이 많았다. 이를 불식시킬 방안과 대책은?
= 조직별 역할의 관점에서 본청은 주요정책 기획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인력·예산 등 자원 확보에 집중해 현장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각 지방청·경찰서 등 소속기관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기본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조직의 구조적 관점에서 본청부터 최일선 현장까지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을 위해 경비와 안전기능의 일부 구조조정과 함께 상황관리 총괄부서의 직무 난이도와 책임에 맞는 직급 상향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목포 연안해역 치안점검 후 P-35정 직원 격려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경청장실 제공
지난 3월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목포 연안해역 치안점검 후 P-35정 직원 격려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경청장실 제공

- 2020년 해양경찰법 시행 이후 달라진 것은?
= 해양경찰법은 해양경찰 업무의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2019년 8월20일 제정됐다. 해양경찰법 시행과 함께 해양경찰위원회가 출범해 국민의 목소리가 주요 정책들에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소통과 독립적 외부통제 장치가 마련됐다. 

아울러 내부에서 자체 청장을 배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고 자체 청장은 조직내부의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추진되는 주요 정책들의 연혁과 배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근본적인 발전과 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들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해오고 있다.

- 어업인 안전조업을 위해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 있다면?
= 지난해 국정과제와 연계해 향후 10년간 중장기 발전전략 방향을 담은 '비전 2033'을 마련했다. 우선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해양정보융합플랫폼(MDA)' 기반 과학경비 체계 구축과 대한민국 해양권익 확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해양구조·안전 분야는 국민이 체감하는 실효적 연안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민간 구조세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선박교통관제(VTS)를 일원화해 한반도 전체 해역의 교통 현황을 한눈에 살피고, 드론·무인선 등을 활용한 무인관측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산된 민간지원 세력을 통합해 (가칭)민간해양경찰대를 출범시키고자 한다. 

특히 해양치안 분야는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KICS)' 구축과 해양과학수사 역량 강화 등 해양특화 수사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주변국과 정보협력체계를 통해 마약과 같은 국제성 범죄 대응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해양환경 분야는 지금까지는 해상 유출기름 회수가 주된 임무였으나 앞으로는 모든 해양환경 위해요인에 대한 긴급방재 임무로 업무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화재·폭발을 동반하는 복합적 해양사고 대응 역량도 강화할 생각이다.

지난 5월 대청도 불법 외국어선 나포 훈련에 참관한 김 청장. @해경청장실 제공
지난 5월 대청도 불법 외국어선 나포 훈련에 참관한 김 청장. @해경청장실 제공

-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방지대책은?
= 해양경찰청은 한반도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해역감시를 위해 다양한 첨단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드론이다. 드론은 함정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고, 감시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감시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감시성능이 높은 드론을 활용할 경우 신속한 현장판단이 가능해 상황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불법조업 외국어선은 우리 대형함이 접근하는 것을 미리 탐지하고 도주 또는 조업행위를 은폐해 단속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드론을 도입한 이후 드론을 미리 보내 불법조업 장면 또는 흉기사용 등을 정밀하게 채증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해 11월25일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현장을 함정탑재 무인헬기로 정밀촬영해 증거를 먼저 확보한 이후 진압팀이 승선, 신속하게 검거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드론을 오는 2028년까지 1500톤급 이상 모든 대형함(32척)과 해경서(20개서)에 배치(각 3대씩·총 144대)함으로써 광역해역뿐만 아니라 연안 해역까지도 감시능력을 확대해 빈틈없는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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