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시인
윤일광 시인

김치란 배추·무·파·오이 등의 주재료를 절인 후 고춧가루·마늘·파·젓갈 등을 버무려서 발효시켜 만든 식품이다. 종류는 재료에 따라 배추김치·갓김치·고들빼기김치·부추김치 등이 있고, 만드는 방법에 따라 게국지·겉절이·섞박지·장김치 등이 있다. 재료와 양념에 따라 전국적으로 약 250가지의 김치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식물은 모두 김치로 담가먹는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김치사랑이 각별하다.

게국지는 충남 바닷가 지역에서 게장을 먹고 남은 국물에 담근 김치라 '게국지'라했고, 장김치는 소금과 젓갈 대신 간장에 절인 야채와 간장을 사용해 담근 물김치의 일종으로 왕실이나 양반가, 사찰에서 주로 해먹던 김치였다.

그런데 총각김치는 뭔가. '총각(總角)'은 결혼해 상투를 틀지 않은 성년 남자를 말한다. 조선시대에 총각들은 처녀들처럼 머리를 길러 양쪽으로 갈라 마치 양의 뿔 모양으로 동여매었는데 이런 머리를 '총각'이라고 했다. '묶을 총(總)'자와 '뿔 각(角)'자를 쓴다.

총각김치는 총각무를 무청이 달린 채 양념을 해 버무려 담근 김치다. 18세기 영조 때 내의 유중림(柳重臨)이 엮은 '증보산림경제'에 처음 언급됐다. 총각무는 총각김치 때문에 얻은 이름이고 본래는 알타리무다. 그럼 알타리김치라고 해야 옳지만, 1988년 표준어 및 맞춤법 개정안 때 총각무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알타리무는 비표준어로 분류되면서 밀려나고 말았다.

총각김치라는 말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 번째는 머리모양설인데 무청이 달린 알타리무의 생김새가 마치 총각머리나 떠꺼머리를 닮아서 생긴 이름이다. 두 번째는 무의 생김새가 총각의 음경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알타리무를 알처럼 생겼다해서 '알무' '달랑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은 재배기술이 발달해서 허리 잘록하게 잘생긴 무를 개발해 조만간에 처녀김치도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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