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표 전 서장 거제교통 택시기사로 첫 출근

▲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이 거제교통 택시기사로 변신했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습니까. 경찰서장이면 어떻고 택시기사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직업이란 자아실현을 위한 한 방편이 아니겠습니까"

지난 2001년 제16대 총선에서 김기춘 국회의원과 맞붙어 근소한 표차로 낙선한 김한표(53) 전 거제경찰서장이 교통지도단속 지휘봉 대신 거제교통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27일 거제교통 정식 택시기사로 첫 출근한 김 전 서장은 처음엔 갈등도 많았으나 손님을 모시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듣고 피부로 느끼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생공부를 하게됐고, 정말 가치 있는 직업으로 느끼게됐다고 털어놨다.

첫 승객인 20대 남자 손님의 재미있는 무용담에서부터 중앙시장 아주머니들의 잡다한 수다, 우리 아들이 학교에서 1등을 했니, 우리 남편이 직장에서 쫓겨났다느니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인생사가 모두 택시 안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옥포중앙시장에서 태운 50대 아주머니 승객 3명은 조심스레 김 전 서장의 신분을 물어보고 "경찰서장이 태워주는 택시를 타니 정말 기분 좋다"며 다음에도 애용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택시에서 내렸다. 

생각의 틀을 깨고 고정관념을 버리니 새로운 생각과 인생이 나타나더라는 김 전 서장은 "교통단속을 하던 경찰서장의 입장에서 이제는 교통단속을 당하는 입장이 돼 보니 시민들의 생각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택시기사로서 솔선수범해 선진교통문화 발전에도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서장은 또 "서민에 위한 정치, 서민의 위한 정책이라고 말과 생각으로서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민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며 배워야 서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가 있다"고 밝히고 "이제는 택시기사로서 서민들의 편안한 손발이 되어 3민(위민(서민을 위하고), 편민(서민의 편리하게), 이민(서민의 이익을 위해)을 실천하는 모범택시기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정치인 신분으로써 시민들께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택시기사로서 시민들 속에서 아픔과 행복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덧붙이고 "아직은 서툴지만 승객들이 손쉽고 편안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며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김 전 시장은 1998년 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제49대 거제경찰서장으로 재임하다 지난 16대 총선에 출마, 낙선한 후 창신대학과 경기대학 등에 출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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