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금강농협 박상규 조합장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두 번의 낙선으로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그동안 날 믿어주고 지지해준 조합원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도전해서 실패는 영광의 상처가 될 수 있지만 중도 포기는 내 인생에 없는 단어였기에 주저하지 않았고 다행히 이번에는 당선시켜 주셨기에 이제 조합원을 위해 열심히 일해서 믿음에 보답하는 것만이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일흔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을 겸비한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은 배움은 끝이 없고 무덤속으로 갈 때까지 계속 익히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조합장은 "과거는 모두 잊고 협동조합 정신으로 환골탈태해 조합원의 권익 보호와 실질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모든 임직원이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 

거제 동부면 출신으로 젊었을 때 부산 사상구에서 신발공장을 경영하기도 한 박 조합장은 40대 사상구의회 기초선거에 출마해 3등으로 낙선한 후 정치는 접고 고향 동부면으로 내려와 봉사와 지역사회 활동에 전념했다. 

우연한 기회에 당시 동남부농협 비상임이사를 맡아 농협의 실체를 접하고 난 뒤 바른말 한 것이 계기가 돼 조합장을 꿈꾸었다. 

첫 도전은 패기만 가득해 보기 좋게 낙선했고 두 번째 도전은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역시 현직 조합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4년 공백기를 두고 다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조합원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실천해 나갔다. 

세 번째 도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박상규를 긍휼하게 여긴 조합원들이 선택해줬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포기는 나의 인생수첩에 없는 말

Q. 두 번의 낙선 후 당선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소감은?
= 그동안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조합원님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뼈를 깎고 가죽을 도려낸다는 각오로 거제해금강농협 자존심을 회복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달라는 조합원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같이 경쟁을 펼쳐준 후보에게 감사와 위로를 지면을 빌어 전하며 우리 조합에 대한 무한 애정을 계속 이어주길 부탁드린다. 무엇보다 정체된 해금강농협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Q.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을 꼭 해야 했는가? 
= 부산에서 신발공장을 경영하며 나름 자리를 잡았는데 선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고향으로 다시 올 수밖에 없었다. 동부면의 부모님 논밭을 물려받아 농협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고, 군림이 아니라 조합원을 위해 존재의 목적이 있다고 알았다. 막상 현실은 조합장과 일부 힘 있는 조합원만 주인으로 대우받고 대다수 조합원은 소외 당하고 있음을 보았고, 이를 보고도 아무런 반기를 들 수 없는 조직 구조에 환멸을 느껴 이를 바로 잡고 싶었다.

특히 나만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이분법적 논리에만 매몰된 조직은 미래도 비전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개혁하고 싶었다. 물론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조합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자신하기에 도전했다.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박상규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장. @강래선 기자

Q.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인사는.
= 미천한 사람을 축하해주기 위해 많은 분이 오셔서 나 역시 놀랐다. 한편으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오히려 경직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많은 사람이 축하 난을 보내고 직접 찾아와 격려해줬다. 이중 한 촌로의 조합원이 찾아와 "우리를 위해 고생 좀 해주이소"라는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이 '아빠가 자랑스럽다. 자신의 나태한 삶을 반성하고 자랑스러운 아빠의 딸로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축하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두 번의 실패에도 믿고 지지해준 아내와 가족의 도움이 가장 컸다. 평생 그 고마움을 갚으며 살겠다.

Q. 거제해금강농협 발전을 위한 계획은?
= 앞으로 나갈 것인가 퇴보할 것인가. 귀로에 서 있는 거제해금강농협의 현실을 직시하고 우선 조합원의 뜻을 중심에 놓고 경제·신용·환원사업을 아우르는 균형발전을 최우선 할 생각이다. 

특히 상호금융 자산 2000억원 달성과 조합원의 실질소득 증대를 위한 작목반 활성화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또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에 우선 임직원들의 마음 자세부터 달라질 것을 주문할 것이다. 

조합원이 주는 월급으로 내 가정을 꾸린다는 심정으로 친절한 미소는 기본이고 진정으로 섬기는 자세로 근무할 것을 재차 당부했다. 또 공제보험 한 건·마트 이용 한 건 등 조합에 도움이 되는 일을 실천하는 임직원이 되자는 운동을 펼쳐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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