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 @강래선 기자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 @이남숙 기자

거제를 떠나 대도시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냐는 지인의 물음에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딱히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심장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지인은 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인의 아버지는 뇌혈관 계통의 지병으로 최근 쓰러졌다. 다행히 쓰러진 장소가 부산이라 빠르게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한다. 

만약 거제 시골집에 계시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치의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지인의 말에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암과 같은 중병은 돈이 들어도 서울로 올라가서 치료받아야 살 수 있다는 지금의 의료 현실을 생각하면 숨이 꽉 막힌다는 지인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방 소도시의 의료 공백 문제 해결에 의문을 품고 거제시 의사협회 김창년 신임회장을 만나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설 공백 이외에도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물었다.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은 "거제 24만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뇌혈관센터 전문병원 신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분만과 산후조리가 가능한 산부인과 병원도 2곳 밖에 없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산부인과 같은 필수 의료시설은 시에서 재정을 투입, 출산율 하락과 외지로 원정 분만을 가는 산모의 불편을 줄여야 하며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심뇌혈관센터 전문병원은 조속한 시일 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부족한 거제에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독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난한 사람은 병원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거제의 실상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 2곳 밖에 없는 거제 산부인과에서는 한 달 평균 50명의 신생아가 출생하고 있다. 거제 한 달 평균 출생아는 75명 나머지 25명은 외지에서 태어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출산 후 산모와 태아를 돌봐주는 산후조리원 시설과 비용지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 @이남숙 기자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 김창년 회장. @이남숙 기자

# 심뇌혈관 치료 전문병원 시급

권위적이고 냉정함에도 어쩔 수 없는 부러움으로 지금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곁에 한 명쯤 있었으면 하는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된 의사. 

최신 장비를 갖춘 의료시설과 유능한 전문의 수도권 편중으로 암 환자들의 수도권 원정치료와 부족한 의사 숫자를 채우기 위해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 또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의대 신설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거제시의사회장의 자격이 아니라 개인적 소견을 물었다. 그는 우선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의대가 생겨 의사를 많이 배출해도 지방에는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는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 한 명을 더 배출하기 위해 의대를 추진하다 보면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수진과 장비 등 인프라 부족으로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는 10년 뒤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이중 특히 비대면이 일반화돼 여러 산업에 적용됐고 의료 분야에서도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비대면 전화 진료와 화상 진료가 진행되기도 했었다. 

또 의료현장에선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것을 많이 겪었다. 특히 면역력 증강을 위한 보조식품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내원하는 노령 환자들 대다수가 섭취하고 있으며 자신과 맞는지 물어보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면역력 증강을 위한 건강보조식품 또는 약을 먹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은 개인의 몸 상태와 체질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데 누가 먹어 보고 좋다고 해도 의심 없이 먹기보다는 꼭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면 일부 약은 보험 적용이 가능해 환자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4만 거제시민의 안전한 삶을 돕는 사람들이 주위 곳곳에 너무 많음에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경찰·소방 공무원 등 많은 이들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있음에 고마움을 느끼고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거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환한 미소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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