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설화에 공통적으로 설정돼 있다. 중국에서는 약초를 찧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떡방아를 찧는다. 한국과 중국은 계수나무가 등장하지만 일본 설화에는 없다. 대단히 동화적이고 낭만적인 상상이다. 그러나 이런 환상은 1969년 7월16일 아폴로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깨졌다.

달에 옥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를 찧어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선약을 만든다는 설정은 달의 표면에 '달의 바다'라고 부르는 크레이터 때문이다. 크레이터는 원형의 구멍과 둘레의 높은 벽으로 되어 있어, 그 형태가 마치 지구의 화산 분화구와 비슷하다. 지구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만 해도 3000개가 넘는다.

달의 무늬야 세계 어디서 보든 똑같을 테지만 나라마다 보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 미국은 '책 읽는 여인', 스페인은 '당나귀', 유럽에서는 '꽃게의 집게발', 아프리카와 페루에서는 '두꺼비'라고 여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달에 등불을 든 노인'이 있다고 묘사했다. 같은 모양이라도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불교에서는 제석천이 제 몸을 공양한 토끼를 기려 달로 올려 보냈다고 했다. 신화에서는 서왕모가 자신의 남편 예(羿)에게 내린 불사약을 훔쳐 먹고 달로 도망간 항아(姮娥)가 두꺼비다. 달 속의 계수나무는 잘라도 계속 자라나는 나무로 토끼와 두꺼비·계수나무 모두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삶을 상징한다.

달의 이칭은 토월(兎月)인데, 곧 '달=여성=토끼'라는 유감(類感)으로, 달의 차가움이 음(陰)으로, 달의 이지러짐과 만월의 주기는 여성의 생리현상으로, 토끼의 윗입술이 갈라진 것이 여음(女陰)으로 다산을 뜻한다. 토끼의 털빛과 달빛이 희니 여인의 아름다움으로 보았다.

때마침 양력 2월5일은 계묘년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토끼띠(卯)의 해라서 그런지 달이 더 의미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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