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체 MVP 외간초등학교 육상부 전지유 선수

전국 소체 MVP 외간초등학교 육상부 전지유 선수. /강래선 인턴기자
전국 소체 MVP 외간초등학교 육상부 전지유 선수. /강래선 인턴기자

"그냥 달리기를 좋아했던 평범한 초등생이었어요. 또래 남자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는 것은 알았지만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나 지난해 3월 외간초에 부임한 이수호 선생님이 만든 육상부 선수로 발탁, 경남대회 첫 출전으로 1등을 차지한 후 육상의 꽃이라는 100m에 더욱 재미를 붙일 수 있었어요." 

대한민국 단거리 육상의 기대주 전지유(13) 외간초등학교 선수의 달리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데뷔 첫 대회를 휩쓸고 단박에 초등 최고의 스프린트로 두각을 나타낸 전지유 선수가 나오기까지에는 이수호 선생의 특별한 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선생은 선수 출신의 육상 전문 코치가 아니었기에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 코치의 도움을 받고, 정신적인 부분을 집중 지도했다고 했다. 또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연속된 성공으로 자만심을 경계할 수 있도록 다독였다고 했다. 

전지유 선수와 이수호 교사. /외간초 제공
전지유 선수와 이수호 교사. /외간초 제공

그는 지유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라고 전했다. "달리기를 아무리 잘해도 공부는 놓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의욕에 차 있고, 대회 전날까지 학교는 물론이고 학원도 빠지지 않는 똑순이"라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전지유 선수가 이뤄낸 결과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중에서도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100m 금메달과 멀리뛰기 은메달·400m 계주 동메달로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이는 경남도 최초다. 또 제3회 전국 초·중·고 학년별 육상경기대회 멀리뛰기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올해는 초등부에서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독보적 선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교보컵 대회에서 초등부 라이벌 권가은(인천 논곡초) 선수에게 0.02초차로 금메달을 빼앗긴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컨디션도 좋은 상태에서 1등을 달리다 마지막에 역전을 허용했다는 아쉬움으로 체력 보강에 역점을 두고 훈련해 그 뒤로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년 중학생 때는 기영란·배윤진 선수 등 경쟁 선수가 달라져 1등을 놓칠 수 있겠지만 실망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하며 기다려 준다면 곧 중등부 최고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지유 선수의 훈련 모습. /강래선 인턴기자
전지유 선수의 훈련 모습. /강래선 인턴기자

# 국내 초등부 최고 기록 0.08초 차

전지유 선수는 닮고 싶은 육상 선수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 이유가 궁금해 재차 물었더니 "장래 목표를 육상선수로 정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이고, 또 다른 새로운 분야에 재능이 있고 좋아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당차게 소신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아직은 뭐가 내게 잘 맞는 직업인지 모르겠다. 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냥 달리기가 좋다. 아직도 대회 나가면 2등은 싫다. 그래서 힘들어도 훈련을 빠지지 않고 있으며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집중력으로 부족한 훈련시간을 메우고 있다"고 했다. 

지유에게도 슬럼프가 잠시 있었다. 첫 대회 1등으로 자신이 육상 천재일 줄 알고 더는 배울 게 없다는 오만함 때문이었는지 훈련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지도교사는 전했다. 

이수호 선생과 전지유 선수, 하정훈 교장. /강래선 인턴기자
이수호 선생과 전지유 선수, 하정훈 교장. /강래선 인턴기자

그러나 억지로 훈련에 참여시킬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며 노력 없이 능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음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고 지난 일을 되돌아봤다.

이 결과 제9회 추계 전국 초등학교 육상경기대회에서 예선탈락이라는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그것이 약이 돼 추운 겨울 아침 훈련에 참여하고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 훈련에도 군소리 없이 참여한 결과 경남 교육감기대회 100m와 멀리뛰기 금메달을 되찾는 영광을 실현한 모습은 지금도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애제자 지유에게는 특별한 그녀만의 훈련법을 고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단시간의 훈련으로 경남 최고의 선수가 된 것이 독이 되지는 않을까 싶어 혹독한 방법을 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0.08초 모자란 초등부 한국 신기록 보유자라고 이미지 트르레이닝법으로 세워 주었다. 

곧 중학생이 돼 내년부터 만나게 될 중등부 최고 뛰어난 선수들과 겨뤄 금메달을 놓쳐도 실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으로 잘 극복해 주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유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남보다 잘하기 때문이었고 강한 승부욕으로 지고는 잠을 못 자는 성격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든지 많은 생각이 들지만 뛸 때만큼은 고요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육상의 매력을 피력했다. 

졸업을 앞두고 외간초 자랑을 부탁했더니 전교생을 다 알 수 있는 작은 학교여서 너무 좋았고 특히 전교생이 모여 하는 토의 수업이 가장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집중해야 할 것은 더욱 집중해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지켜봐 달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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