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이영춘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거리를 걷다가 '거제100년 디자인'이라는 문구를 봤다. 정말 고무적인 일이고 또한 현 시장의 정책에 적극적 지지를 보낸다.

지난 거제시장 선거에서 거제시의 예산이 7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이 돼 약 60%나 증액된 4000억원이 늘어났다고 자랑하는 홍보물이 나돌았다. 내용만 보면 참으로 값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과 살림살이·행복도 그만큼 향상됐는가를 생각해 보면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령층의 증가 등으로 복지에 소요되는 예산은 매년 자동적으로 증액되기 때문에 크게 자랑할게 못된다고 생각한다.

거제시 현안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인구증가 정책이다. 인구가 증가되면 거제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현재 거제시 인구는 2016년 25만7183명을 최고점으로 찍은 후 6년째 내리막길로 가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거제시의 제반 사회활동이 과연 활기를 띨 수 있을까? 

인구증가를 위해서는 첫째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최근 몇 년간 거제에 일자리가 몇개나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거제시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또 사람들이 상시 근무할 수 있는 교육·연구기관이 만들어졌는지, 대한민국100대 기업·교육·연구기관 리스트를 작성해 계획적인 방문으로 거제시에 기업(기관)을 유치해 달라는 기사를 본적이 없다. 

둘째는 출산이다. 아기 낳고 기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거제시의 출산장려 정책이 인근 도시와 견줘 봤을 때 자랑할 게 있는가? 인근 통영·고성 보다 뒤떨어지는 수준에서 최근 정부에서 지자체별 형평성 문제로 야기된 출산장려금 정책이 권고사항으로 내려오자 올해부터 상향됐다. 따라서 거제시의 인구출산 정책은 자발적인 대책이 아니라 수동적인 대책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사항이다.

셋째 유동인구 증가다. 거제는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도시로 만들어 관광객이든 업무차 왕래를 하던 유동인구의 증가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조선소가 있는 거제에 많은 내·외국인이 업무차 쉽게 왕래할 수 있도록 거제시 차원의 숙소와 먹거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제시의 100년 디자인' 참으로 희망적이고 비전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분명 수반돼야 한다.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어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거제의 100년 미래를 계획해 추진한다면 다른 어떤 도시보다 앞서나가고 또한 밝고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다.

예산 1조1000억원의 백분의 일인 110억원으로 전 세계인에게 '100년 거제'의 비전공모를 통해 거제의 현 상황을 그대로 나열하고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거제의 100년을 설계해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간다면 거제시는 세계적인 섬 거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까운 거리에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중에 있으며, 철도도 건설되고 있다. 이렇게 밝은 미래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거제시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2050탄소 제로 시대와 수소시대를 대비해 거제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거제는 섬이다. 지리학적으로 아주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불리한 점도 많다.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왕래가 가능한 관광섬이기도 하지만 외부로부터 밀려오는 해양쓰레기 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양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책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거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필요하다. 지역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전적으로 지역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 거제에서 소각하고 남은 비산재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매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시민들에게 알려 가정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쓰레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원과 계몽이 이뤄져야 한다. 희망에 찬 백년대계를 그리며 달리는 열차에 탑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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