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원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 이사
성병원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 이사

굴은 영양가가 풍부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대표적 건강식품이다.

굴은 통영의 효자 수산물이다. 굴 수확은 9월 중순부터 시작해 이듬해 6월까지 이어진다. 굴은 1일 평균 100톤 정도로 위판되는데 하루 매출 규모가 보통 20억원이 넘는다.

특히 겨울을 비롯한 알굴 집중생산 시기에는 거제·통영·고성 등의 지역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굴 까기 등에 투입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요산업이다.

통영지역에는 10개 굴가공 공장과 165개 굴 박신장이 있다. 굴 유통업을 합하면 대략 8000명에서 1만여명이 굴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통영에서 세 집 건너 한 집은 굴산업에 종사할 정도로 지역의 중요한 산업이며, 지역경제의 버팀목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거제지역도 100여개의 박신장에 1만여명의 종사자들이 굴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거제는 조선업이 많은 부분을 자지하지만 둔덕·거제·동부·남부·사등면 지역의 바닷가에는 굴박신장에 근로자들의 근무열기가 뜨겁다.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연간 4만톤을 생산한다. 굴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하루 2만여명에 달한다. 하루 인건비만 하더라도 20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한 달에 25일 일한다고 치면 1개월에 500억원이 인건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이러한 노동자들이 굴을 까서 버는 돈은 지역경제에 알토란같은 자금이 된다. 이들이 지역에 순환하는 자금을 합치면 고용창출과 지역발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효자식품이다. 

굴의 채취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어장에서의 채취·박신장에서 굴까기·위판장 경매·배송 등 모든 과정을 최단 시간에 끝내야 한다. 그래야 위생적이고 신선한 상태로 식탁 위에 오를 수 있어 어민들에게는 제값을 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남해안굴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인정할 정도다.

미국 FDA가 인정한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굴은 유백색에 알이 통통해 횟감은 물론이고 다양한 요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 정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남해안굴이 굴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굴수하식어업권 현황을 보면 전체 5371㏊ 가운데 366㏊(64.5%)가 거제·통영·고성 지역에 있다. 전체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굴수협은 2021년 기준 1만1104톤에 1023억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1만2011톤에 생굴위판금액이 1055억9457만5000원을 기록해 1964년 조합 창립 이래 최고를 달성했다. 2019년에는 1만3000톤에 950억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생굴 위판액이 1000억원을 넘어 최대 실적을 올린데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를 겨냥한 온라인 홍보전략이 밑거름이 됐다. 굴수협은 비대면 소비시장이 급성장하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한 수산물 소비촉진에 주력했다. 또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로 굴 판매를 확대하는데 힘썼다.

굴수협은 경남 거제·통영·고성·남해·전남 여수 등 전국 굴 생산 어업인 1000명이 조금 넘는 조합원으로 구성된 업종별 수협이다. 굴수협은 굴의 생산·연구·유통·마케팅까지 관장하며 고부가가치 개체굴과 간편식 등을 필두로 내수에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굴수협(조합장 지홍태)은 지난달 굴축제를 열었다. 굴전·굴숙회·굴탕수육 등 굴요리 시식회를 열어 생굴 시즌을 알렸다. 굴 까기·굴요리 경연대회와 함께 생굴·굴통조림·굴튀김·굴만두 판매장 등 남해안굴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굴수협은 초매식에 앞서 지난 12일부터 생굴 가경매를 시작했다. 

굴수협 지홍태 조합장은 “올해부터 경매 투명성 확보와 위판업무 개선을 위해 전자경매 및 전자저울 시스템을 도입하며, 전자저울 시스템의 검량 시스템 보정을 위하여 지역별 위탁인 대표단을 지정했다. 조합과 중도매인 대표단과 합의해 투명성 있게 전자저울 시스템 운영체계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며 “굴까기작업 시작시간과 관련해 어업인 및 굴까기 작업 종사자들의 복지향상과 위판 물량 조절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굴까는 시간을 오전 5시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굴까기에서 나온 굴껍데기 처리는 늘 고민이다. 전국으로 연간 30만톤의 굴껍데기가 나온다. 일부만 사료·비료 등으로 활용되고 연간 약 23만톤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바닷가 곳곳에 적재되고 방치되고 있다. 심지어 악취 민원까지 생기기도 한다. 굴껍데기는 동해까지 싣고 가 버리는데 톤당 5만4000원이 든다. 굴껍데기를 재생자원으로 만들면 부가가치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외국은 이미 굴껍데기 등 수산부산물을 재활용해 자원화하고 있다. 굴껍데기는 탄소도 잘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료·건축자재·어류산란장 등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굴껍데기를 재생자원으로 만들면 부가가치도 높이고 일자리 창출도 될 것이다. 비료·건축자재·어류산란장 등 활용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는 △수산부산물·수산부산물 재활용 등에 대한 정의 신설 △국가적 차원의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 수립(5년 단위) △수산부산물 처리업 허가 및 경비 지원에 대한 근거 마련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설치·운영 관련 사안 등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2년 7월21일부터 시행돼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철저하게 관리되는 청정해역
우리나라는 1972년부터 ‘한미 패류위생협정’을 맺고 미국에 굴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조건은 2년에 한 번 패류를 재배하는 바다(남해안 청정해역)에 대한 FDA 점검을 받는 것이었다. 

FDA는 우리나라 남해안에 1호 지정해역(통영 한산~거제도 2050㏊)·2호 지정해역(고성 자란~통영 사량도 9492㏊)·3호 지정해역(산양해역 3107㏊)·4호 지정해역(가막만 4188㏊)·5호 지정해역(나로호해역 4398㏊)·6호 지정해역(창선해역 5860㏊)·7호 지정해역(강진만 5290㏊) 등 총 7개 해역에 3만4385㏊를 지정했다.

남해안에서 현재 7개 해역의 청정해역이 지정돼 우리 정부와 미국 FDA의 공동관리와 점검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월1회 이상 대장균·세균·바이러스·패류독소·중금속·노로바이러스 주1회 등이 불검출된 안전한 해역에서만 굴을 채취한다.

청정해역 관리에 대한 점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점검 요원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DA 점검단은 굴 산업 종사자들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다. 산업의 존폐를 좌우할 만큼 점검 결과가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02년과 2012년에 위생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1년 정도 수출이 중단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수출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소비까지 줄어 굴 산업이 큰 어려움에 빠졌다. 지역에서 FDA를 ‘저승사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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