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성경은 아브라함을 "믿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었다(롬4:11)고 소개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가 '믿음의 조상'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독자 이삭을 바칠 만큼 성숙한 신앙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갈대아 우르에서 우상을 만들어 팔던 하나님 밖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런 그가 어떻게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이 될 수 있었을까?

아브라함의 믿음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찾아오셨고,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셨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창 12:1). 아브람은 개명 전의 아브라함의 이름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먼저 아브라함을 찾아오셨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셨다. 믿음의 주도권을 쥐고 계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어버리고 마치 내가 믿어주는 것처럼 착각한다. 내가 믿어주고, 내가 예배에 참석해 주고, 내가 헌금해 주고, 기도해 주고, 그랬는데도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 

정말 내가 믿어준 것인가? 아니다. 믿음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한다. 내가 믿어주는 것이 아니다. 옆집 아줌마가 와서 하도 귀찮게 교회 가자고, 예수 믿으라고 조르니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 하나 못 들어주나?" 하면서 선심 써 주는 마음으로 믿어주는 것이 아니다. 

요 1:9-11에 말씀한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빛이 세상에 왔으되, 세상은 그를 알지 못했다. 세상을 지으신 창조주가 오셨으되, 피조물이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 땅의 왕이신 분이 자기 땅에 오셨는데, 백성들은 영접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 1:12에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했다. 예수께서 자기 땅인 이 땅에 오셨는데 아무도 예수님을 알지도 영접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고 한다. 

그러면 누가 예수님을 영접하는가? 어떻게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요 1:13에 계속해서 말씀한다.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혈통으로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육정이나 사람의 뜻으로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누가 믿는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사람들만이 예수님을 믿는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것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내가 예수님을 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요 큰 복이다. 

믿음의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다.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내가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 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믿음을 주신 것이다.

우리는 내가 먼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먼저 나를 찾아 주셨고, 사랑해 주셨고, 또 불러 주셨다는 이 사실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이것을 알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찬송하며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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