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과일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어색한 것 같아도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천연 감기약'으로 유명한 유자의 원산지가 거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996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의 생산량을 기록했던 거제유자는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을 견디지 못해 재배농가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고흥유자'로 닉네임을 내어주고 클러스터 사업으로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유자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옛 영광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남기봉 대표는 유자를 활용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천연 건강식품 생산 확대로 거제 유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유자청과 유자차 위주의 제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자를 통째로 저온 발효시킨 '효차'와 '유자빵'으로 국내시장은 물론이고 미국·유럽 시장까지 확대해 건강식품을 만드는 농산물 식품 가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를 통해 거제 유자의 우수성과 원산지임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통째 발효한 '유자효차' 인기 급상승

남 대표는 유자 가공사업과 인연을 맺고 천직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청면 출신으로 하청중학교 졸업 후 진해고 진학으로 거제를 떠나 있다가 경상대 식품가공학과 전공을 살려 가공식품 기업에 입사했다. 

그러던중 고향 거제 사등농협 유자가공 공장에 일자리가 나서 주저하지 않고 이직, 15년 동안 유자 가공제품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었다.

그는 거제에서 단일 농산물로 연간 1500톤 이상이 생산되는 유자는 유자청 이외에도 차와 음료·빵·쿠키·술 등 다양한 가공법을 통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음에도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용기를 내어 농협에 거제에서 구하기 쉬운 유자·맹종죽·알로에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면 잘될 수 있다고 건의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고 싶으면 나가서 사업하라는 핀잔에 15년 동안 다녔던 직장을 퇴사하고 식품 가공업에 직접 나섰다.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전경.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전경.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2008년 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거제면에 가공공장을 세워 2009년부터 본격적인 제품가공을 시작했다. 

그는 기존 가공업체들이 씨를 제거한 후 유자와 설탕을 혼합해 만든 유자청 일색인 유자 가공식품 시장에 '유자빵'과 발효 '효차'를 출시하는 등 남들이 하지 않는 제품개발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 거제에서 많이 생산되는 맹종죽을 활용한 죽순으로 가공식품을 만들어 대우조선 급식소에 공급해 좋은 반응을 받았다. 또 거제알로에를 활용해 젤을 만들어 음료회사에 공급하는 등 그가 회사를 설립할 때 생각한 거제도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3가지 모두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후 유자효차는 중국·일본 시장은 물론이고 미국·호주·유럽 등 시장 확대로 승승장구 2016년도에는 수출 50만달러 달성으로 경남도지사 공로패를 받았다. 여기에다 2011년 만들어낸 유자빵은 기존 향을 첨가한 제품과는 차별화 시켜 거가대교 휴게소 명물로 통영꿀빵 버금가는 인기를 누려 연매출이 5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햇살긴' 남기봉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코로나19로 내수 수출길 막혀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을 넘어서자 도약을 위해 최첨단 HACCP 시설을 갖춘 공장을 짓고 수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분야 직원 강화 등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만들겠다는 부푼 꿈으로 2020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해 시작된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내수시장이 줄었다. 여기에다 수출길마저 막혀 3년간 누적 적자가 만만치 않았다. 

"생각대로만 된다면 사업에 실패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잘나가던 내수와 수출시장이 한꺼번에 줄어들자 나갈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수입이 적어 경영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고 네이버·쿠팡을 비롯한 쇼핑몰과 인스타를 활용 내수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아마존·타오바오 등에 입점하면서 본격적인 온라인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식품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기본에 착안 제품디자인도 시대흐름에 맞게 세련미를 가미시키는 등 제품 외적인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여 위기 극복에 나섰다.

남 대표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부자재와 인건비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유자값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또 현실은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녹록지 않지만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제품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은 낮춰 박리다매로 누구나 손쉽게 건강음료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거제유자 농가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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