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스승을 우러러보며 가르침을 받아 어려운 과제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 교육이었다.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최선의 방식이고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초등학생이 칼과 톱으로 교사와 친구를 위협하는 참담한 현실이 이제 놀랄 일이 아닐 정도다. 욕설·폭언은 예사이고 교실에서 교사가 머리채를 잡힌 일, 담배를 빼앗는 교감의 얼굴을 가격하고 배를 차는 중학생 등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지난 8월 '충절과 예향의 양반 고장'이라던 충청도에서 여교사 수업시간에 상의를 벗거나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를 들이댄 남자 중학생, 여교사 치마 속을 들어보겠다고 교탁 아래 카메라를 설치해 동영상과 사진을 만들어 몰인격적인 폭력물이 정보의 바다로 떠다니게 하는 현상 등 겁 없는 아이들의 행동은 기성세대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 지하철에서 할아버지가 떠밀려 사망하는 일, 진주에서 필자와 함께 근무한 훌륭한 선생님이 잘못된 행동을 훈계하다 폭행 당해 목숨을 잃었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었다. 이런 일들이 1년에 2000건 넘게 신고된다고 하지만 처벌이 쉽지 않다. 창피해서 덮이는 사례도 더 많을 것이다.

어느 소설가 기고처럼 '죽은 교육사회'라 할 만큼 왜 이 지경이 됐을까? 학생 인권이란 법률이 대두되면서 학생 인권 중심이 되는 '인성교육법'이 2017년 입법되고 2021년 '학생인권법'이 만들어짐으로써 교사의 권위는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학생들의 성적을 내세워 일렬로 세우는 것은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전교조와 좌편향 교육감들의 교육철학인 일제고사 폐지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학업 성취도를 하락시켜, 지난 5년간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심지어 전교조 소속 교사가 학생에게 'OO님', 'OO씨' 등 수평적 호칭 사용 캠페인을 벌이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에서 나올법한 학교와 수업의 의미를 없애고, 교사와 학생 간 전통과 권위에 맞서 평등으로 '참교육'과 '열린교육'으로 '개성·인권·자유'를 앞세우는 교육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가르치는 교육은 교사의 권리이고 의무이다. 배움(학습)은 학생의 권리이고 의무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이 권리와 의무가 생명이다. 학부모 대부분은 이런 권리와 의무가 무너진 것에 실감했으리라 여겨진다.

잘못을 혼내는 어른이 없고 그른 것을 바로 잡아줄 스승도 이제는 없다. 교사 상당수가 어느 보험 회사가 만든 '교권 침해보험'에 가입했다는 것처럼 교사는 이제 교육을 무서워한다. 교사들이 '큰소리'로 꾸짖으면 소송의 대상이 되고, 방관하면 인권 침해로 몰리는 현실 때문이다.

전교조는 평등과 정의란 이념적 깃발 아래 민주노총 단체의 산하 연맹 노동단체로 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좌편향 교육감은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은 본대로 배운 대로, 똑같이 따라 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부모도 교사도 '안된다 틀렸다' 말할 수 없게 됐다. 지저분한 방을 정리하라는 지적에 말대꾸한 아들을 아버지가 욕설과 주먹으로 때렸다는 신고에 벌금형을, 12세 의붓딸에게 농사일을 시킨 50대가 아동 정서적 학대로 벌금형을 받았다. 딸아이에게만 설거지를 시키는 것도 인권 침해가 되는 사회를 만들었다. 최근 고등학생 '윤석열차'의 정치 풍자만화도 창의성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논란이 일듯이 이미 학생 인권은 정치 도구화가 됐다고 생각된다.

이제 무너진 교육을 다시 세워야 하고 잃어버린 교권을 되찾아야 한다.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나서야 할 때다.

인성교육도 학생 인권도 그 시작은 가르침과 배움이다. 올바른 가르침과 배움만이 우리 아이들을 학생답게 만드는 정말 참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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