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거제인 윤성이 동국대학교 총장

동국대학교 윤성이 총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동국대학교 윤성이 총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두 번씩이나 건져낸 거제는 겹겹이 쌓아온 공덕(功德)으로 두 분의 대통령이 나왔고 그 외 수많은 정관계 지도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세워나갈 교육계 리더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윤성이 동국대 총장이 지도자 부재로 혼란에 빠진 교육계를 바로 세울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거제 고현 출신으로 해성고 졸업 이후 동국대학교 농업경제학과에 입학할 때까지는 시골서 서울로 온 평범한 촌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생 멘토인 이병동 교수를 만나 인성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제대로 익혀 일본 쯔쿠바대학 환경과학과 유학을 시작으로 교육자로 인생 목표가 전환됐다.

지난 9월1일 부터 동국대 캠퍼스에서 7일까지 열린 대면 취업박람회 행사에서 윤성이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 강래선 기자
지난 9월1일 부터 동국대 캠퍼스에서 7일까지 열린 대면 취업박람회 행사에서 윤성이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 강래선 기자

석사과정을 마칠 무렵 당시 일본서 유행하던 패밀리레스토랑을 국내에 들여가면 대박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 학문이 아닌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때도 자신을 지켜온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 쯔쿠바대학 고노 교수 추천으로 일본 국립환경연구원에 취직, 비자를 연장 받아 동경대 지구시스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이후 일본 에너지경제 연구원을 거쳐 대학 졸업 후 10년 만에 모교 교수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일들은 운으로 치부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그냥 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제3의 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삼성, KT,테슬라 코리아 등 309개 기업이 마련한 인재채용에 학생들이 참여했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삼성, KT,테슬라 코리아 등 309개 기업이 마련한 인재채용에 학생들이 참여했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성공 열쇠, 인생 멘토를 만나라

그가 밝힌 "제3의 힘은 종교적으로 보면 하나님·부처님이 지켜주고 복을 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부모와 자신이 살아오면서 쌓아 온 업이 모여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공덕(功德)을 많이 쌓은 사람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신도 부모님의 공덕과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아 어릴 때부터 불의에 맞서고 조금 손해를 보고 사는 배려의 삶을 살아온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속담이 있듯이 윤 총장은 어렸을 때부터 신의와 의리를 중하게 여겼고 리더십이 남달라 따르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중 카톨릭재단인 해성고 재학시절 교장선생의 강요와 설득에도 굴하지 않고 불교학생회를 조직, 승려를 4분이나 배출하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또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는 80년대 정치적 혼란기 상황에서 퇴학 위기에 처한 친구를 위해 반대 시위를 주동, 자신도 같은 처지에 빠지는 고난은 겪었지만 친구와의 의리와 신의를 지킬 수 있어 후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 제대 후 학과 공부에 올인 5학기 동안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그 열정을 좋게 평가해준 이병동 교수님의 배려와 가르침이 현재의 윤성이를 만들었고 그때부터 자신도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교육자의 길을 사명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윤성이 총장.
동국대 윤성이 총장.

감사와 배려 존중으로 쌓아온 삶

윤 총장은 동국대가 타 대학에 비해 잘하는 것이 있다면 후방 견인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직접 명명한 후방 견인 교육이란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스스로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대학이 멘토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대학 졸업장 하나만으로 취업이 가능했던 시절에는 학생의 인성과 능력보다는 대학 간판이 취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추는 플랫폼 역할을 대학이 얼마만큼 갖추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로 학생 스스로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 인재상을 습득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309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면 취업박람회를 학교에서 일주일간 개최하는 등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발 앞서 해나가는 추진력과 창의성을 실천해 왔다.

그가 제19대 총장으로 취임 일성으로 밝힌 통합과 연계 그리고 다원화 전략을 통해 공헌으로 존경받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학 운영에 필요한 정책 결정은 직관에 의한 판단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R(Institutional Research)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7487억원의 연구비 수주로 명실상부 연구 중심대학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 국내 대학 순위 9위에 동국대 이름을 올려놓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아직 배가 고프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이뤄야 할 목표들이 있기에 지금도 시간을 쪼개고 있다고 말하는 윤 총장은 기회가 된다면 규제만 난무하는 교육 개혁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거제 청소년들을 위해 덕담을 부탁한 기자의 질문에 "대학의 간판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남보다 잘하는 것을 먼저 알고 목표를 세워 정진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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