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옥영문 제8대 거제시의회 전·후반기 의장
소통·협치·소신정치의 아이콘 평가
"거제 미래 위한 역할 고민하겠다"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디지털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하루를 인터넷 검색으로 시작해 검색으로 마무리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거제시의회 옥영문 의장은 하루를 만남으로 시작해 만남으로 마무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의장직을 퇴임하기 전까지도 의회로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는 사람이 없을 때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서 만나기도 한다.

의장 4년 동안 걸어서 출퇴근하는 길에서도, 시장길을 오가며 만나는 사람들과도 인사하며 정담을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서민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서민들이 어떤 고민과 바람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서민들의 삶을 속속들이 알아가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뭔지를 찾아보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런 만남과 대화로 시작한 의장직 4년도 이제 갈무리하고 의회를 떠나 평범한 시민으로 되돌아간 옥영문 전 의장. 그는 자신을 의회민주주의자라고 표현했다. 소통·협치, 소신 있는 정치 행보로 지역 정가에서 '소신 정치'의 아이콘으로 통하기도 했다.

그는 거제시 공무원으로 공직에 몸을 담기도 했다. 시의원 4년과 도의원 4년을 거쳐 다시 시의회에 입성해 전·후반기 의장 4년을 지냈다.

지난달 27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거제신문 김동성 대표이사, 백승태 편집국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김은아 기자
지난달 27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거제신문 김동성 대표이사, 백승태 편집국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김은아 기자

- 지난 의정활동을 뒤돌아본다면?
= 거제에서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선거 토양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시민들의 선택으로 제6대 거제시의회, 제10대 경상남도 도의원, 제8대 거제시의회 의장을 역임하면서 민생에 직결되는 현안을 해결하고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일꾼으로 불러주신 시민들의 성원과 지지에 감사하다.

2018년 7월 의장 취임사에서 '소통과 협치의 열린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의회의 중요 역할중 하나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지만 집행부와도 소통·협치를 통해 거제경제를 살리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대와 성과도 있었지만 미흡한 부분도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제 미래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완성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거제시의회의 투명한 업무추진비 사용 등은 언론에서도 놀랄 정도로 깨끗했다. 힘들었지만 큰 사고나 무리없이 나름대로 4년간 시의회를 이끌었다고 자평한다. 다수당이었지만 중립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노력했다.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여당이라는 이유로 감시와 견제에 소홀하면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당을 초월해 시민만 바라보고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거제시의회가 되길 바란다.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은?
= 우선 한 6개월 정도 책도 보고,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던 곳도 가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일들을 차근차근 해 볼 생각이다.

- 향후 정치적 행보는?
= 지난 6.1지방선거 때 거제시장선거에 출마하려고 준비까지 모두 마쳤지만 여러 이유로 출마를 접었다. 2002년 정치에 뛰어들어 20년째 정치인으로 지냈다. 의장 퇴임으로 정치는 일단락 됐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다. 경륜과 경험도 갖췄다. 거제미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고민할 것이고, 잘 할 수 있다는 결심이 서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쓰임새가 있지 않겠나. 행정과 의정을 두루 경험했기에 상황에 따라 뜻을 펼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일이든 거제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거제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치도 변함없다. 하지만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거제신문 김동성 대표이사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은아 기자
지난달 27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거제신문 김동성 대표이사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은아 기자

- 제9대 의회에 바라는 당부가 있다면?
= 시의원 여야 비율이 8:8로 동수이다. 시의회 고유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바라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협치하라는 시민의 뜻이다. 원구성에 난항이 우려되지만 나눠먹기식 또는 자리다툼 식으로 볼썽사납게 해결돼선 안된다. 치열한 토론과 진정성 있는 협의로 슬기롭게 대처하기 바란다.

모든 결정은 시의원 개개인에 달려있고 책임 또한 의원들의 몫이다. 누구도 의결권을 침해해서도 안된다. 거수기 역할을 하는 의회는 더욱 안된다. 할 말은 하되 대립과 갈등보다 소통과 협치를 바란다.

제8대 의회의 여러 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제8대 의회의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출범하는 제9대 의회에서 더 보완하고 발전시켜 진정한 시민의 의회, 선진의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지난달 30일 퇴임한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 /사진= 김은아 기자

- 민선8기 거제시에 당부한다면?
= 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 건설 등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다. 전문가 의견을 듣고 공론화를 거쳐 거제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된다. 의회와 함께 여야를 떠나 흔들리지 않는 마스트플랜을 만드는데 고심해야 한다. 거제시와 시민만 바라보고 배려와 포용으로 갈등을 조율하며 겸허한 자세로 시민을 섬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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