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거제신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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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지방선거)를 10여일 남겨 놓고 후보자들 모두가 사활을 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인다. 당선이라는 승리를 쟁취하고자 사생결단의 각오로 치열하다 못해 피 튀기는 싸움을 방불케 한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제외하고 광역단체장과 시도교육감 각 17명과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79명, 기초의원 2602명 등 총 3641명을 뽑는다고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민선 지방자치 4년의 새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거제시도 시장 1명, 광역의원 3명, 비례대표를 포함 기초의원 16명을 선출한다.

지방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방자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됐던 지방자치단체장 27년과 지방의회 부활 31년은 중앙정치의 공천권 행사로 지방자치와 분권은 온데간데없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앙정치권의 세력 싸움으로 점철돼 버렸다.

거제시에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눈 돌려 살펴보면 여·야 정당을 떠나 모두 이웃이고 형이고 아우들이다. 건곤일척이란 말처럼 하늘이냐 땅이냐를 한번 던져서 승패를 결정짓고자 하는 단판 승부도 좋지만 누가 이겨도 상처뿐인 승자가 되지 않기를 거제시 6.1지방선거 출마 후보들께 바랄 뿐이다.

국민들은 대선 후 석달여도 되지 않아 치러지는 선거라 지쳐 있고, 대선 득표차가 0.73% 초박빙이었던만큼이나 상대의 흑색선전도 난무했기에 피로감이 높다.

그러기에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처럼 비호감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유권자들은 중앙당이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거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으로 심판을 받길 바라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도 힘의 평형을 실어주는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 예상된다.

집권여당이 된 윤석열 정부.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법안 처리를 강행한 야대여소의 국회 더불어민주당의 다수 의석. 분명 6.1 지방선거의 탈환이냐 수성이냐도 중앙당 차원에선 중요하다.

하지만 주민생활과 밀접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과 지역이 있는 선거, 지방자치의 특색과 자치행정이 있는 정책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지방자치선거가 될 수 있도록 중앙당의 배려가 절실하다.

여야의 공천 잡음은 재심·발표 번복·탈당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번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의 공천으로 인한 거제 유권자들의 허탈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공천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혐의가 포착돼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 등 3명이 경남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박 후보측은 혐의에 대해 전혀 관련 없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선관위가 고발할 정도면 뭐가 있겠지라는 반응도 있다. 그리고 박 후보의 묘지 조성 문제와 과일바구니, 자서전 배포와 관련된 고발이 선관위로부터 또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거제시 선거문화에 실망했다며 거제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도 문제를 왜 이렇게 심각하게 만들었냐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는 아직 검찰수사가 끝나봐야 진실여부를 알 수 있지만 분명 거제시민들의 공천 실망감은 크다.

한편에서는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심한 것이 아니냐고 사건의 방향과 여론을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활을 떠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결과는 오로지 승부에만 집착해 한 표라도 더 얻을 후보를 찾는 데 혈안이 됐을 뿐 도덕성과 인품·인격을 갖춘 인물을 찾는 데는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유권자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 내 손에 우리 지역의 운명과 내 자식들이 살아가야 할 내 고장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2등은 없다고들 한다. 밀리면 죽는다는 건곤일척 운명을 건 전쟁과도 같은 선거판이지만 누가 이겨도 상처투성이가 된다면 거제시민이 지방선거로 인해 너무 슬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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