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20회 흥남철수·거제평화문학상 공모전 - 독후감 부문 '장려']
집으로 12살의 전쟁-저자 : 송영

강하율 중학생
강하율 중학생

호랑이가 반으로 갈라진지 70년이 지났고, 사람들은 6.25를 잊었다. 남과북은 나눠진 것도 잊은 채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종전을 바라는 마음과 그것을 넘어 통일을 소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통일이 왜 돼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나 역시 그랬지만 '12살의 전쟁'을 읽고 해답을 찾게 됐다.

주인공 강하는 엄마·아빠·동생과 고향에서 살다가 전쟁이 나서 피난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짐을 챙겨 피난을 떠난다. 피난 도중 식량이 떨어져 고생을 하고 아버지까지 병으로 돌아가신다. 그리고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를 도우며 전쟁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책을 읽으며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피난생활을 하면서 고생한 주인공의 이야기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나는 그 시절의 배경이 더 기억에 남았다. 북쪽에서 온 피난민들이 굶는 모습, 큰 상처를 입은 군인들과 힘든 생활로 인간성이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이 감춰지고 어두움만이 남는 것이 전쟁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12살의 어린나이에 전쟁을 겪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평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본 흥남철수작전이 생각났다. 중국이 개입해서 국군이 밀리던 힘든 시기에 유엔군과 국군이 193척의 군함으로 물자와 피난민들을 싣고 이곳 거제도까지 내려온 흥남철수작전. 전쟁의 암흑속에서 한 명의 사람이라도 더 싣기 위해 물자를 버리고 온 군인들이 멋있었다. 하지만 배가 부족해 모든 사람을 싣지 못해서 많은 피난민과 이산가족이 생긴 가슴 아픈 일도 생겼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얼마전에 장승포의 기적의 길에 들렸다. 좁은 길에 흥남철수작전의 내용들이 이어져 있었는데 내가 알지 못한 사실들도 잘 안내돼 있어서 흥미로웠다. 길을 걸으며 여기서 내린 사람들의 심정은 어땠을까를 생각을 해봤다. 살았다는 안도감, 고향과 친척들을 두고 온 슬픔 등 많은 감정들이 뒤섞였을 것 같다. 길을 걸으며 그때를 생각하니 무언가 울컥했다. 그런 내 마음도 모르고 소망의 길 언덕에는 예쁜 노을이 지고 있었다.

흥남철수작전의 기적도 있었지만 6.25전쟁은 비극적인 전쟁이다. 이런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정답은 통일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마음속 질문에 대한 답이 막막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전쟁 때문에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지 않고 자신의 생명과 존엄성을 위협받지 않고 불안함을 가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갈등과 갈등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라는 독일 여성 총리 부티 메르켈의 명언이 있다.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둘 사이를 갈라놓던 베를린 장벽을 부수고 합쳐진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조금씩 노력해서 남과 북이 없이 행복한 한반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갈등과 갈등사이에 다리를 놓으라는 메르켈 총리의 말처럼 남과 북이 마음의 다리를 놓고 걸어간다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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