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분양·승인 준비중인 물량 2만세대 육박
개발호재·조선 수주 증가 기대심리로 '열풍'
과잉공급 재연에 기존 아파트값 하락 우려
외지인 세컨하우스 수요도 증가 추세

최근 거제지역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설붐이 일면서 현재 건축심의 후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기다리는 아파트와 사업신청을 준비중인 아파트가 2만세대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은 고현항에 건설중인 아파트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최근 거제지역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설붐이 일면서 현재 건축심의 후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기다리는 아파트와 사업신청을 준비중인 아파트가 2만세대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은 고현항에 건설중인 아파트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인구 감소추세가 5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거제지역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설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과잉공급과 경기불황으로 지역 아파트값이 반토막 나고 신축 물량마저 전무하다시피했던 1~2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앞으로 3~5년 사이 신축물량이 쏟아질 경우 기존 아파트값 하락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조선업 불황과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거제 경제난이 조선 수주 회복과 대규모 교통인프라 확충 계획 등에 힘입은 기대심리와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바닥론'이 확산,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움츠렸던 주택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현재 건축심의를 거쳐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기다리는 아파트와 사업신청을 준비중인 아파트가 2만세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지역에서 신축중이거나 분양 또는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연초면 한내 시온 숲속의아침 824세대 △고현항 1블록 공동주택 거제유로스카이 1049세대 △고현항 2블록 공동주택 거제유로스카이 1113세대 △상동 4지구 공동주택 디클리브 1288세대 △옥포동 거제 반도유보라 292세대 등이다.

사업승인 또는 변경절차를 진행중이거나 착공을 앞둔 아파트는 △연초 송정 공공민간임대주택인더포레스토 824세대 △고현주공아파트 재건축 952세대 △수양 도시개발지구 696세대 △아주 협성 휴포레 601세대 △아주 내곡 1551세대 △일운 지세포 공동주택 502세대 △장평 삼성사원아파트 부지 1194세대 △상동2지구 1314세대 △옥포 애드미럴호텔 부지 1900세대 △고현항 2블럭 500세대·3블럭 260세대·4블럭 228세대 등이다.

허가신청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는 △장승포 옥림대우아파트 부지 1171세대 △장평 삼성게스트하우스 부지 495세대 △장평 연곡 1000세대 △아주 용소 222세대 △고현 화인아트빌 410세대 등이며, 소규모 주택단지 건설 추진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거제시 도시·건축·허가 담당부서에는 아파트 신축과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신축 붐에 대해 사업자들은 조선 경기 회복에다 거제~김천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 가덕도 신공항 사업, 대전~통영 고속도로 연장(거제구간 연장) 등 계획중인 인프라 호재로 거제 건축경기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파트 신축 용도로 판단되는 토지매입 협의가 지역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최근 수년간 지역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 온 거제에 이른바 아파트 신축 붐 조짐이 일고 있다.

조선 수주 증가와 각종 굵직한 개발 호재로 거제경제가 바닥을 찍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기대심리가 건설업계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제는 관광지로 휴가를 보내기에 적지인데다 KTX·고속도로 연장·신공항 등 접근성 향상과 관광지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 등의 영향으로 휴양이나 별장 개념의 세컨하우스 수요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삶의 질 향상을 원하는 40~50대 외지인 2~4명이 돈을 모아 수도권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거제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장기간 묶였던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된데다 부동산세제 완화 움직임이 일고 최근 몇년 사이 신규물량이 부족했던 것도 신축 붐을 부추기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거제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타지역에서는 향후 거제를 미래의 매력적인 투자 적지로 판단하는 분위기이며, 이 때문에 공동주택 등을 짓기 위해 부지확보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다 분양권 전매 등 비규제 프리미엄이 있어 외지 건설사들이 공동주택 신축 부지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동주택 신축 붐을 두고 시장원리를 반영한 당연한 현실이라는 반응에 반해 지역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공급과잉 건축 붐이라는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제인구가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주택보급률 또한 115%(잠정)를 기록하고, 사실상 고용창출을 동반한 대규모 기업 유치 등의 특별 호재가 없는 한 신규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수요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특히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규분양 성공 및 주택가격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자칫 고점에서 거품이 빠질 경우 집값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투기 및 투자 목적의 수요가 작용할 경우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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