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관계(關係)라는 단어의 기본의미는'둘 또는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돼 얽혀 있음'을 말한다. 형제 관계·친구 관계·사제 관계 등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성 그리고 여러 대상들이 서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양상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관계'라는 말이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처세술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볼때 관계의 본래 뜻과 지금 쓰이고 있는 뜻은 시대가 급속히 변함에 따라 그 차이가 참으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여러 가지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일이 사회생활이라면,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가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저 사람은 나와 틀린 게 아니라 다만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관계에서 더욱 자유로워진다. 한 하늘 아래 함께 숨 쉬고 있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때 나도 너도  사회구성원도 모두 힘들어진다.

이를 테면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남의 아픔에 무관심한 개인주의자나 단체, 말만 앞서는 사람, 인간미가 없는 실리주의자,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는 사람들을 열거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살펴보면 모두가 또 다른 내 모습이며 숨겨진 열등감의 표현이 아닌가? 그래서 내 생각과 내 철학이 다른 이와 달라도 그는 나와 다를 뿐이라는 사고의 수용성이 있을 때 아름다운 관계를 열어 갈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 선거를 두고 국민들의 신음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좌파·우파·성별·세대간·지역별 등 이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여러 각도에서 편을 갈라 분열시키고 국민들을 갈라치기로 대립시키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자기들 주장에 맞지 않으면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후보자들은 처음부터 국민과의 정책공약은 멀리하고 오로지 물고 뜯고 비아냥 비방으로 상대방 후보를 흠집내기와 헐뜯기에 혈안이어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다툼의 모습은 작금에 우리의 정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관과 관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을 가리켜 관계(關係)라고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관계이다. 생각해 보면 국민 관계의 파괴를 불러왔음이 참으로 아프다. 신음하는 국민과의 관계를 어찌 하려는가?

행복은 관계에 있다고 했다. 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꽃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꽃을 도와준다. 사람들도 남으로부터 자기가 필요한 것을 취하면서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것만 취하기 급급해 남에게 상처를 내면 그 상처가 썩어 결국 내가 취할 근원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꽃과 벌 같은 관계가 이뤄진다면 이 세상엔 삶의 향기가 가득하지 않을까? 이것이 아름다운 관계다.

어느 좋은 글을 보니까 평범한 말이지만 새삼 느끼게 하는 글이다.

'세상 속에 살다 보면 정감이 가는 사람이 있고, 정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정감이 가지 않는 사람은,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거짓된 사람 남을 속이는 사람, 좋은 인간관계가 될 수 없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진실해야 사람이 붙는다. 남을 속이는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게 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거리감이 생기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즉 인간관계는 진실해야 된다는 것이다. 선거 이후 우리는 정치로 말미암아 분열과 상처로 남은 마음들이 치유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진실되고 아름다운 관계가 회복돼 급변하는 세계 속에 도약의 기회가 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끝으로 관계라는 측면에서 쉬운 성서를 보면, 잠언 11장 11절에 '정직한 자의 축복을 통해 마을 전체가 자랑스럽게 되지만, 악인의 입은 그 마을을 망하게 한다'고 했다.

둘 또는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돼 얽혀 있는 관계가 형통하면 축복을 통해 전체가 자랑스럽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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