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지난 4일 아침 대통령 사전투표를 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말이 있듯이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덜 싫은 사람을 선택하는 게임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선거 벽보가 나붙고 주소지로 선거공보가 왔다. 미디어에 자주 보이는 대여섯 명뿐인 줄 알았는데 14명이나 되니 참 놀라운 일이다. 사실 거대 양당 후보 두 명 외에는 당선 가능성은 0에 가까운데도, 또 후보로 나오려면 기탁금과 선거운동비 등 거금이 드는데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 숫자만큼이나 사연도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는 이렇게 묻는다. 양심이냐? 욕심이냐?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의식주 등 기본 생존 행위에서 크게 벗어난 특별한 행동을 하는 데는 양심 또는 욕심이 그 원천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돼서 국민에게 크게 봉사하는 머슴이 되겠다고 누구나 말은 하지만 사실 그 내심은 양심 또는 욕심이다.

거대 양당을 보자. 한쪽은 군사 독재 정권을 이어받아서 지금도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서민들을 위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금방 본색이 드러난다. 다른 한쪽은 독재를 물리친 민주화 세력이다. 여러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을 위한 쪽으로 힘을 쏟는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다시 고쳐서 물어본다. 고의냐 과실이냐, 처음부터 서민을 위한 마음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다가 실패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부자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다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부분도 있는 욕심 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지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래도 양심이 크고 지식이 있는 사람일수록 서민 쪽으로, 욕심이 크고 무식한 사람일수록 부자 쪽으로 붙는다. 무식한 사람은 부자들이 좌지우지 하는 미디어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말이 있듯이 올바른 정치와 지도자를 갖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한다. 즉 우리 국민 개개인의 정치적 수준을 높여야만 그에 걸맞는 수준 높은 지도자를 갖게 된다. 우리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토론·소통의 기회가 계속 확대돼야 한다.

그럼 우리나라만 그런가? 그렇지 않다. 세계 어떤 선진적 민주국가를 보더라도 민주정치가 바보들의 정치 즉 중우정치로 갈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거제에서 오래 살며 나와 여러번 만났던 영국 친구의 말에 의하면 영국도 마찬가지란다. 정치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판단력을 가진, 그리고 양심적인 사람들과 욕심 많은 부자들. 그들이 지배하는 미디어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끌려가는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들. 이러한 결과가 미국의 트럼프나 현재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다.

가난한 사람들, 서민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정책, 즉 분배를 중시하는 정당을 선택하지 아니하고 복지 보다 성장에, 양심 보다 욕심에 기반한 정당을 선택한다. 참으로 아이러니다.

눈을 똑바로 뜨자! 그리고 스스로 배우고 교육하자! 피와 땀과 눈물로 이제 여기까지 왔다. 어떻게 되찾은 나라이고 어떻게 회복한 민주주의인가? 지금도 욕심 많은 날강도들은 미사여구를 지껄이며 후안무치의 가면을 쓰고 중앙무대에서 횡행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때, 많은 미국인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이민가고 싶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지금부터 5년 동안, 아니 50년 동안 영향을 미칠 대통령 선거! 오! 민주주의여! 대한민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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