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워라벨,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은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미국진보센터의 일과 생활의 갈등에 관한 통계분석에 따르면, 일하는 엄마들의 90퍼센트와 일하는 아빠들의 95%가 일과 생활 간에 갈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성 역할을 둘러싼 사회적 규범과 회사의 완벽한 근로자 견해 때문에 남녀가 일과 삶의 균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조직화 사회에서는 최고위 의사결정권자가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워라벨 문화를 촉진시켜 나가고 있다. 전남도 여성가족재단은 '워라벨 기업만들기' '워라벨 마을만들기' '워라벨 사회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업을 상대로 한 가족친화컨설팅 및 직장교육과 가족친화인증기업 선정 등은 좋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워라벨의 중요성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함축할 수 있다. 직장이나 가정 등 조직환경에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심혈관 질환, 성적인 건강 문제, 약한 면역 체계 및 기타 각종의 통증을 초래한다.

또 대처능력 부족, 과민성, 거슬림, 불안정성, 피로 및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며 모든 성과에서 비효율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 해소방법의 워라벨 수단으로 '해양치유'는 좋은 사례가 된다.

해양치유는 '해양기후·바닷물·해풍·갯벌·해조류 등 해양자원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건강증진활동이다.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발전돼 온 산업이며, 시장규모는 독일에서만 45조원에 달하고 4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 1월4일부로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해양치유의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 독일의 노르더나이시를 들 수 있다. 인구 6000명의 작은 도시지만 해양치유를 목적으로 한 관광객이 연간 55만명에 이른다.

1인당 평균 7일을 체류하며 해양헬스케어 등으로 6500억원을 소비하고 3만2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해조류와 해양자원의 부가가치 창출은 지역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과 기여를 한다.

해양치유는 해변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호흡기질환 개선과 면역 증가, 관절염 완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중운동·해수흡입·해수풀·해수입욕 등은 피부·호흡기 질환 개선과 재활치료에 도움이 된다. 해조류는 항염증 효과, 비만억제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완도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 해양치유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완도군은 지난해부터 약 1조원의 예산으로 공공시설과 민간투자를 유치해 해양치유센타, 문화·기후 치유센타와 해양바이오 연구단지·해양치유호텔&리조트·레지던스·골프테마파크·기업연수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확충해 나가고 있다. 김·미역·전복·다시마·톳 등의 수산물과 맥반석 등 각종 해양자원을 부가가치화 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는 해안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증가, 농·수·축산물 소비감소, 일자리부족과 인구감소 등으로 전국 105개 이상의 농·어촌 지자체가 소멸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해양치유에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워라밸 추세에 편승한 복지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믿는다. 특히 코로나와 오미크론 등의 유형성 질병으로 많은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해양치유는 국민들의 건강복지증진과 침체된 도서지역 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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